영화 '쥬라기 월드'2022년 개봉작을 보면 공룡들이 모두 괴물화되어 있다. 끝없이 나타나고 도망가고.
쥬라기 공원 1편이 1993년 개봉, 쥬라기 공원 2편이 1997년 개봉. 이때는 우리 아이들이 6살, 7살. 첫째는 공룡에 빠져서 눈만 뜨면 스케치북에 공룡 그리기를 잠들기 직전까지 하루종일 그렸다. 놀랄 정도로 잘 그려서 앞으로 화가 될 것 같았던 아이. 지금도 그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 쥬라기 시리즈는 웬만하면 흥미진진하여 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시리즈를 보다 보면 배우들이 점점 늙어간다. 그때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났으니. 세월은 배우들의 얼굴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올해 개봉작은 147분. 2시간을 넘기면 집중해서 보는 데에도 많이 힘들 때가 있다. 집에서 보니까 끊어서 보지. 영화관에서 보고 나면 엄청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나만 그럴 수도. 그래서 영화들이 대체로 1시간 45분대로 끊어지는지도 모르겠다.
쫌 지루하게 보던 차에 과거 공룡 랩터를 훈련한 사람에게 어떻게 훈련이 가능한지를 묻는 장면이 나온다.
--존중을 바탕으로 한 교감이죠--라고 대답한다.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존중이 필요하다. 성질대로 할 것 같으면 소리치고 화내고 협박하고 그러고 싶지만 상대는 더더욱 방어적이고 피하고 숨고 속일 테다. 현재 사회로 나아가는 걸 지연시키고 게임이 취미라며 안주하고 그러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지고 나갈 타이밍을 잃게 된 아이. 성년이지만 자립할 생각이 없는 이런 아이에게 사랑, 관심 그중에서도 존중. 가장 하기 싫지만. 나를 기만하고 무시하고 속이니까 나도 무시하고 거부하고 싶지만 '존중'이 무기다. 끝까지 너의 인격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각할 수 있게 훈련을 시켜야 한다. 일단 목표를 갖게 하는 게 목표인데 평생을 교육을 직업으로 해 왔으나 거친 아이들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고 나온 나로서는 자신이 없다. 내 아이들도 나름 나의 방식대로 조련, 교육을 잘 했다고 자부했으나 지금 이렇게 되었는데......
자식이 잘못 되면 자괴감은 부모 몫이다. 살다 보면 슬럼프가 있다. 스스로 뚫지 못 하면 도태된다. 옆에서 도와 주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나올 수 있다. 그런 조력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