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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Jan 24. 2023

올드 피플

감독 안디 페처

배우 멜리카 포루타,  슈테판 루카,  안나 운터베르거


  공포영화이다.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서 노령사회가 된다고 하는데 노인 인구 증가는 전 세계적 문제인가 보다. 나라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급부상했다. 청년 10명이 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둥 괜히 아무 짓도 안 하고 죄 짓는 분위기다. 향후 10년간은 내가 낸 연금을 돌려받는 수준이고 이후에도 내가 낸 연금이 이자 증식을 한 걸 받는 것일 텐데. 사회 기생충같이 취급되는 노인들에 대해 젊은이들은 반감만 늘어날 것 같다. 각자의 집에 가면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을 텐데. 결국 너희들도 늙는다고 아무리 외쳐봐야 지금 당장 노인들 때문에 우리가 살기 어렵다고 하는 순간 적이 된다. 티비 방송에서 젊은이 몇 명이 노인 몇 명을 먹여 살린다. 이런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냥 세금으로 먹여주는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양육수당을 주지 않나, 출산 수당도 주고. 노인들은 평생을 산업일꾼으로 국가 경제를 먹여 살리지 않았나. 그런 건 쏙 빼고 얘기하면 괜히 억울한 생각만 드는 게 젊은이들이고 화풀이 대상이 되는 게 노인들이다.


  세대 간 갈등을 자꾸 부추기면 노인에 대한 증오심 유발, 묻지마 노인 학대, 폭행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은 나만 드는 걸까. 아무 죄 없이 걸어가다가 린치를 당하는 일. 이유는 노인이라서.


 이 영화는 노인들이 요양원에 갇혀 비인간적 대접을 받으며 생활하다가 어느 날 마을에서 결혼 파티를 여는 행복한 날, 밖으로 뛰쳐나와 사람들을 공격하는 스토리이다. 어릴 땐 어린이집 가고 늙으면 요양원 가고. 그게 코스인가 보다.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하고 정신이 온전하지 못 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돌보는 사람 숫자는 적어서 침대에 노인을 묶어 놓았다. 우리나라도 실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린이집과 소아과, 산부인과는 사라지고 요양원만 늘어나는 지금. 점점 더 추세는 빨라질 것이다.   

  영화에서 노인이 묻는다.


  -뭐가 보이나?

-  인간? 동물?

-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살면서 우리는 뭘 봤는지 알아?


번역된 대사를 다시 해석해 보면

니 눈에는 내가 뭘로 보이냐? 사람으로 보이냐? 동물로 보이냐? 너희들이 우리를 사람으로 대했니? 인간 이하 취급을 하지 않았니? 우리에게 남은 짧은 시간을 감옥에 갇힌 죄수처럼 비참하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영화의 엔딩 장면에는 늙은 피부들이 클로즈업 되어서 나온다. 늙음이란 유일하게 노동으로 벗어나 삶을 누릴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어야 하는데 어린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아이에게는 생기가 있고 미래가 있는 반면 노인에게는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 어린 아이 돌보기보다 노인 돌보기가 훨씬 힘들다는 걸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재미도 없고 노동만 있다. 체력도 많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울 때는 내가 젊기라도 하지 노인을 돌볼 때는 나조차 기운이 없는 초로이기 일쑤다. 그래서 힘이 배로 든다. 아이는 말이라도 잘 듣지, 노인은 고집도 세다. 이러니 모두 도망가는 것이다. 요양원에 넣거나 빨리 돌아가길 빌 수밖에. 그런데 정작 노인은 이제 겨우 가사노동이나 가장으로서의 짐을 벗고 얼마나 쉬고 싶을까. 놀고 싶을까. 그런데 몸은 그렇지 못하다. 병마와 싸워야 하고 자식의 눈치를 견뎌야 하고. 래서 노인자살률도 높고 노인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노인들의 삶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방증이다. 지금은 저출생 문제가 워낙 심각해서 여기에 몰두하느라 노인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 같다. 뭐든 포커스가 젊은이, 어린이가 초점 아닐까. 방치해 두면 노인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요양원 숫자도 늘려야 하지만 요양사도 려야 하고 요양원을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도 더 잘 구축이 되어야 하고. 하긴 우리나라 학생들도 한 반에 30명 이상 앉아서 그 개성 많은 아이들이 엉망인 채로 관리받고 있는데 노인 신경 쓸 겨를이 있을까? 점점 다가오는 노령화 사회, 나이 듦이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되는 건 결국 나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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