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키키 스미스'의 방대한 작품 활동을 보고 왔다. 그녀는 40년간 미술활동을 했는데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표현했다.그 중 태피스트리(다채로운 색실로 무늬를 짜 넣은 직물) 작품도 있다. 직접 직조한 건 아니고 제작을 위한 도안을 만들고 완성된 직물 위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고한다.
그리고 은이나 청동으로 만든 조각작품도 훌륭했다.늑대에서 나오는 여자(황홀)는 늑대라는 남성성을 짓밟는 느낌도 나고, 사슴에서 나오는 여자(탄생)는 부드러운 여성성에서 탄생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녀가 자연, 동물, 신화, 동화, 생명 등을 작품의 소재로 많이 다루었다고 한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복사한 후 작업하거나 자신의 웅크린 모습을 본뜨게 한 후 털을 한 올 한 올 그려 넣는 등 자신의 온몸을 그림 속에 새겨 넣었다. 또 자신의 사진을 넣거나 변형한 판화 작품들도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제목 '자유 낙하'는 그녀의 작품 '자유 낙하'에서 따온 것인데 일반적으로 그림은 절대 접지 않는다. 아주 완벽하게 빳빳한 캔버스 위에 그린 그림이 액자 속에 놓여 있다. 그러나 그녀의 '자유 낙하'그림은 조각조각 여러 겹으로 접은 것을 가끔 펴 본다고 한다. 아마도 그녀 자신의 사진으로 작업한 것인데 자화상 아닐까.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 어디로든 떠다니며 갈 수 있는 자유로움, 엄마의 뱃속 태아가 양수에 떠 있는 것 같은 안온함을 느끼고 싶을 때 이 그림을 펴 보는 것 아닐까. 그리고 구겨진 종이에 그린 그림들도 색다른느낌을 준다.
그녀의 다양한 작품을 보다 보면 재료의 한계가 없다. 종이, 유리, 직물, 청동, 은, 금박, 실크, 잉크, 유리구슬, 철사 등. 그녀는 자신의 예술활동을 '정원 거닐기'라 했다. 정원 거닐기는 산책 아닐까. 정해 놓은 길 없이 이리저리 산책을 하다 보면 많은 상상이 떠오르고 공상, 꿈, 현실, 비현실이 머릿속에서 종횡무진한다. 가장 여유로운 시간, 구속받지 않는 시간이 정원 거닐기이다. 그래서 자유 낙하 아닐까. 자유롭게 부유하고 떠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 정원 거닐기,산책을 하다 보면 키키 스미스, 그녀가 생각날 것 같다. 떠오르는 무언가를 그녀는 만들고 그리고 붙이고 새겼다. 온몸으로 뒹굴었다. 예술과 하나가 된 그녀. 그녀와 함께 산책하고 싶은 사람은 서울시립미술관으로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