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레퀴엠(임옥상)

by 신기루

지난번 임옥상 작가의 작품을 본 후 오늘 다시 가서 보니까 또다른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그날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세히 보기가 어려운 탓도 있었다. 오늘 눈에 띈 작품은 4.3 레퀴엠이다. 레퀴엠이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이란 뜻이다. 즉 4.3 진혼곡이란 의미이다. 제주 4.3사건은 좌우대립 속에서 무고한 양민학살이 자행된 것이다.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의 기간 동안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나무위키)

이 작품을 보면 산 아래 붉게 구불거리며 보이는 것은 창자처럼 보인다. 간, 허파 같은 것도 보이고. 한라산 중앙에 보이는 저 해는 빛을 잃고. 온전한 세상이 아닌 거다. 암흑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인간이 미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종종 광인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민중들이 신음할 때가 많다. 대대로 권력자집안이 권력을 휘두르고. 아버지가 왕이면 그 아들도 왕,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면 그 아들도 의원, 아버지가 교수면 아들도 교수, 의사, 재벌. 조선시대와 달라진 게 없다.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가 아니라 너무 잘 보이는 현대계급제.

4.3 레퀴엠

내가 4.3 사건을 알게 된 건 김석범의 '화산도'라는 소설을 통해서이다. 대학교 때 읽어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산으로 피신한 남자들이 한밤중에 내려와서 먹을 것을 가지고 올라가고 산에서 결사항전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내용으로 기억된다. 그 후 영화 '지슬'이 나와서 가서 봤던 기억이 난다. 온 가족이 산속에서 추위와 싸우다가 결국 스러져 죽어갔다. 좌도 우도 아니었지만 좌인지 우인지 색깔을 강요받았고 그 무엇도 아니라고 해도 죽음으로 내몰리던 시절이었다. 빨갱이라고 낙인찍히면 죽는 세상이다. 지금도 빨갱이 타령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미국사람들은 왜 북한에 관광을 가는가. 불온한 적국에 왜 가지? 그들이 관광을 통해 돈벌이를 하면 결국 핵을 만들텐데. 그래도 가지 않는가. 자유시민은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하는데. 나도 금강산을 갔지만. 한 때 잠시 관광이 허락된 때에. 북한의 아주 작은 일부만을 살짝 엿보고 왔다. 한겨울이었는데 외투색깔이 모두 칙칙하고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거기가 산골이라 그런 건지는 몰라도. 주택시설도 열악했고. 사람들의 얼굴은 선하였다. 보지도 못하게 막아 놓으면 상대방은 점점 괴물의 모습처럼 흉측해진다. 만나면 오해도 풀리고 해결책도 나오는데. 임옥상 작가도 평화통일을 염원한다.

'여기 일어서는 땅' 전체 중 부분

4.3 사건은 희생자가 제주도민의 8분의 1이 죽거나 행방불명자는 3만 명에서 8만 명으로 추정된다.(나무위키)

좌우를 가르고 남북을 가르고 남녀를 가르고 분리정책을 쓰는 건 서로 이간질시켜 양쪽을 다 죽이고 어디선가 이득을 보려는 무리가 있겠지.

임옥상 작가의 간절한 바람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 되어야 평화통일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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