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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Mar 19. 2023

끝까지 살아남아라

 넷플릭스 리얼리티쇼 '끝까지 살아남아라(outlast)'는 16명의 외톨이들이 4팀으로 나뉘어 생존게임을 펼치는 내용이다. 이들은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데 이곳에서는 외톨이가 되어서 다른 팀에 들어가려고 할 때 받아주지 않으면 탈락되는 규칙이 있다. 그중 하비어와 앤지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두 여자, 엠버와 질은 가장 거칠고 범죄성이 짙다. 또 저스틴도 무서운 사람이다.

  알래스카에 던져진 그들에게 첫날 주어진 것은 모포, 방수포, 손전등, 활, 화살, 나이프, 부싯돌, 컵 정도이다. 그리고 곰을 퇴치할 스프레이. 야생 곰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야생을 해야 한다. 또 포기할 때는 조명탄을 쏘면 된다. 밤이고 낮이고 비가 오는 이 일주일이나 이어졌다. 첫날부터 추위에 떨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인간은 야외에서 3시간밖에 버틸 수 없다고 한다. 저체온증이 오기 때문에. 첫날 잠자리를 만드는 데에도 서로 이견이 생겼다. '좀 더 평평한 곳에 만들기 위해 더 찾아보자. 시간이 없다. 빨리 이곳에 만들자'부터 충돌이 시작된다. 사랑이 없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는 질은 머리도 좋고 능력도 있는 사설탐정가이다. 그녀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비탈면에서 자는 것을 고집하였고 결국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너무 힘들어서 다른 곳에 다시 야영지를 만들었다. 다른 팀들은 평평한 곳에 안정적으로 야영지를 처음부터 구축했다.

  첫 번째 탈락자는 개울에 흐르는 더러운 물을 먹고 바로 구토를 시작하고 멈춰지지 않자 포기를 선언하고 조명탄을 쏜다.

  밤에는 영하 3도까지 내려가고 아침에도 영하 1도이고 점점 겨울로 가고 있는 날씨이다.  추위에 떨고 먹지 못 하는 사람들은 하나, 둘 포기하기 시작한다. 5일째 대짜은행게를 잡을 수 있는 미끼와 사료, 뗏목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주고  섬에 들어가서 통발을 찾아오라는 미션이 주어진다. 통발이 다섯 개이면 현재 4팀으로 나누어졌으니까 하나씩 갖고도 남아야 할 텐데 과연 그럴까? 다른 팀이 못 먹어야 빨리 탈락할 것이고 최후에 남은 한 팀이 승리를 할 것이니까 고사 작전을 쓴다. 가장 빨리 도착한 팀이 3개를 가지고 오고 다른 팀이 2개를 가지고 온다. 그래도 성이 차지 않은지 질은 더 빨리 게임을 끝내기 위해 다른 팀의 침낭을 뺏어오자고 한다. 그래서 같은 팀 저스틴이 가서 침낭 3개를 훔쳐와서 그 팀은 침낭 없이 자야 했다. 침낭 없이 잠을 자자 결국 한 명이 조명탄을 쐈고 나머지 두 명도 이후 포기한다. 하비어팀은 모두 탈락하여 외톨이가 되자  다른 팀에 합류하려고 했으나  받아주지 않아서 결국 자동 탈락이 된다. 끝까지 살아남길 응원했는데...

  이제 딱 두 팀만 남게 되었다. 질과 엠버, 저스틴 팀과 앤지, 닉, 폴, 새스. 그런데 세 번째 미션 연어와 물고기를 왕창 잡은 날 과식을 하게 된 앤지는 그동안 한 번도 화장실에 가지 못 했다고 한다. 24일간. 그래서 장폐색이 와서 엄청난 고통 때문에 포기를 해야 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자였는데 갑자기 폭식을 하자 장에 탈이 났던 것이다. 앤지도 탈락하여 닉, 폴, 세스만 남는다. 저스틴팀을 무력화하기 위해 저스틴을 회유하자 저스틴은 자기 팀을 버리고 도망 나오면서 천장으로 사용하는 방수포를 찢고 나온다. 처음에는 저스틴을 환영하면서 받아주었지만 질이 저스틴의 행실을 고자질하자 방수포를 찢은 행위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그를 방출한다. 외톨이가 되면 자동 탈락이 기 때문에 저스틴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조명탄을 쏘고 나간다.

  이제 마지막 미션. 100만 달러 돈가방이 들어있는 곳까지 14.5킬로미터를 가야 한다. 남자 셋과 여자 둘만 남은 각각의 팀이 출발했다. 남자들은 얼음보다 차가운 물을 다섯 번이나 건너는 쪽을 선택했으나 체력손실이 너무 컸다.  여자들은 숲길로 갔는데 딱 한번 길을 잘못 들어서 둘러 가게 되었다. 아마 그것만 아니었다면 여자팀이 승리했을 것이다. 팀 전원이 도착해야 승리를 하는데 남자팀에서 폴이 하마터면 낙오할 뻔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단 하루도 못 베기는 알래스카에서 35일을 보냈다. 강력한 능력자들 에서 사악함까지 갖춘 엠버, 질윤리적 기준을 지켰던 닉, 폴, 세스의 경쟁에서 닉의 팀이 승리했다. 아마  질과 엠버가 승리해도 어쩔 수는 없다.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그들을 보며 우리는 다시 한번 좌절을 경험하겠지만.  선한 영향력이란 말도 있지만 악의 영향력도  있다. 선한 경쟁이 아니라 타인을 죽일 수도 있는 행동을 하자 좌절한 이들은 곧바로 도망갔다. 오히려 도망가는 인간이 순수해 보였다.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과는 경쟁하지 않겠다는.  그 자체로 소름 끼치며 지옥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탈출이 답이다.  가족을 위해 상금으로 받을 돈이 절실하다고 했던 그도 떠났다. 그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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