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우리 전시회

by 신기루

'누군가 이 일을 해야 하고, 그 누군가가 바로 우리입니다' 그리고 앙상한 아프리카 소년이 앉아 있다.

고 이태석 신부와 이종욱 사무총장을 기리기 위해 7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고 해서 가 보았다. 천경자, 박서보, 김창렬 등 이들의 작품은 각 1점씩 있었다. 좀 실망. 천경자 작가의 작품은 초기 작품으로 물고기 한 점. 대실망. 미끼상품도 아니고 기대하고 간 사람들에겐 실망이다. 그래도 다른 작가들의 볼만한 작품들이 있어서 그나마 위로.

작품 사진을 찍어서 집에 오면 작가 이름을 까먹을 때가 많다. 인터넷에 가서 작품명을 쳐서 겨우 알아낸다. 그리고 인스타에 들어가 작가명을 쳐서 그의 사이트에 방문하여 작품들을 감상하고 팔로우한다. 질문을 남기면 작가가 답을 달아주기도 한다.

또 나의 사이트에 사진과 함께 내용을 적어놓으면 나중에 봐도 어떤 작가의 그림인지 알 수 있다. 나를 위해서 정리를 하는 것도 있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즐거움도 있다. 영화를 보거나, 연극, 그림전시회를 다녀와서 글을 쓰는 이유도 일회성으로 버려지는 것을 낚아채서 담아두는 과정이다. 영화를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이 안 날 때는 정말 난감하다.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작가는 애써 그렸는데 작가 이름도 기억해 주지 못하다니.


인스타에 가입은 몇 년 전에 했으나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올릴만한 사진도 없고. 그런데 요즘 핫한 '전우원'씨가 라이브방송을 인스타에서 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그림들을 많이 보니까 그림이 많이 추천되어서 날마다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외국 작가들의 그림도 팔로우하면서 한글로 '멋지다'를 달았더니 그도 내 사이트에 와서 하트를 달고 나를 팔로워 해줬다.

더 좋은 건 어제처럼 전시회에 다녀와서 인상 깊은 그림의 작가를 찾아서 더 많은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전시 정보도 알 수 있어서 가 볼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주로 대형 전시회만 다니다가 작가 개인전에도 가 볼 수 있게 된 거다.

전시회나 인스타에 가 보면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물론 글 쓰는 작가들도 너무 많지만. 수많은 예술작품들 중 일부라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그림 구경하러 갈 거다.

(소현우, 마리아 피어나다) 처음에는 남자, 여자로 봤다. 푸른색은 남자로도 보이고 여자로도 보인다. 두 개가 있어서 연인으로 감상하다가 마리아란 제목을 보고 마리아상이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유용상, 굿이브닝, 아름다운 구속) 맑은 유리잔안이 투명하게 보여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와인잔을 통해 현대인의 탐욕을 담았다고 하는데 작가의 해석과 철학도 재미있지만 내가 보고 즐기는 게 첫번째다.

(김세중, 영원과 순간 사이) 개는 달리는 시간으로 봤고 사람은 그를 막아선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인간으로 봤다. 개 위에 뱀들이 있다. 현실의 고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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