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 CHRONICLES(JR 연대기) 사진전

by 신기루

JR 작가는 익명으로 활동한다. 처음에는 그래피티(락카, 페인트, 스프레이를 이용하여 벽에 그림을 그리는 문화)를 하다가 거리에서 주운 카메라로 사진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 본 작품들 중에 기억나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모습을 찍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세워진 장벽에 그들의 사진을 붙인 작품이다. 이들의 얼굴은 서로 구분이 가지 않는다. 사진 속의 얼굴들은 웃고 있고 그들이 왜 서로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전쟁을 해야 하는지를 작가는 묻는 듯하다.

<도시의 주름 프로젝트>에서는 스페인의 항구도시 카르티헤나에서 가장 연로한 노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 도시의 역사와 문화, 사회, 경제적 발전의 변화를 함께한 그들을 기념하고 노인에 대한 문화적 인식에 도전했다고 한다. 노인들은 그 도시에서 점점 뒷방으로 사라져갈 인물들로 여겨지는데 그들을 도시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로 부각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클리시 -몽테르메유 연대기>에서는 파리 교외의 주민 750명을 담고 있다. 몽테르메유의 주거 단지에 그들의 벽화가 영구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들이 도시의 주인공이자 서로 연대하여 살아가고 있음을 벽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벽화 사진 일부분

설치된 벽화

< 샌프란시스코 연대기>에서는 1200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정하여 자유롭게 표현한 수많은 사진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데에 1년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작품을 구성하는 일부분

사진전 입구

<JR의 연대기>라는 제목에서 보다시피 도시에서 각자 파편화되어 살아가며 소외되어 가는 인간이 아니라 거대한 도시를 이루는 공동체 일원으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조화를 이루며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돌아오는 길에 가게 앞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다. 그의 웃음에 나도 즐거워지면서 평소에 무심히 지나칠 그 웃음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서로 연대하고 있음을 느끼면 우리는 외롭지 않게 살아갈 것이고 더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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