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현재 이라크가 있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 비옥한 지대) 문명을 알 수 있는 유물을 전시하였다고 하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먼저 입구에는 여신에게 바치는 그릇과 조각상이 있었다. 그릇과 조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인에게 돈을 주고 만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릇 뒤에는 '어디 사는 누가 바칩니다.'라는 글귀가 있다. 우리도 절에 가서 기왓장을 사서 가족 이름과 주소를 적을 때가 있다. 기원전 2600년경에 살았던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하며 신에게 갈구하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봉헌용 그릇(기원전 약 2600~ 2350년경)
조각상은 키가 크지 않은 장식용으로 적당한 크기이다. 그런데 눈에는 조개껍데기나 청금석, 귀금속으로 장식했을 것이라고 한다. 왕을 조각한 조각상에도, 신에게 봉헌한 조각상에도 눈알이 빠져있어서 괴기스러워 보인다. 눈이 반짝이면 훨씬 아름다웠을텐데.
구데아 왕(도시국가 라가쉬의 왕, 기원전 2090년경), 신에게 바치는 봉헌용 상(기원전 약 2600~2350년)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에는 그림문자를 쓰다가 쐐기문자를 썼다. 강가의 점토와 갈대를 종이와 펜처럼 사용했다. 갈대를 깎았을 때 생기는 세모난 면으로 쐐기모양을 점토판에 꾹꾹 눌러 적었다. 쐐기모양은 윗부분이 넓고 밑부분이 점차 좁아지는 V자형의 모양이다. 슈메르인들이 사용하려고 만들었으나 악카드인들도 차용하여 썼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쐐기문자에 대해 수없이 가르쳤지만 실물로 보니까 새로웠다. 여러 유물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고 오랜 시간 들여다봤다. 마침 학교에서 초, 중등 아이들이 견학을 와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바람처럼 휙휙 돌아다니느라 자세히 보지는 않는 것 같았다. 나만 보물 보듯이 한참을 바라보고 터치스크린에 가서 글자들을 해석해 놓은 것을 하나하나 봤다. 그리고 미디어로 보여주는 쐐기문자도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