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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후 놀라운 일

by 신기루

남편이 89킬로에서 75킬로 정도로 내려오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남편은 만성비듬환자였다. 항상 비듬을 달고 살았는데 체중이 빠지면서 비듬이 사라졌다는 거다. 그리고 손톱이 잘 부서졌는데 손톱이 단단해졌다. 그리고 밤에 잘 때 코를 얼마나 드르렁 대는지 같이 안 잔 지 오래됐다. 그런데 코를 안 골고 잔다. 그리고 하루종일 일을 해도 피곤함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 그리고 시력도 좋아졌다고 한다. 좀 어두운 곳에서 예전에는 안 보였던 것이 지금은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몸이 달라지니까 더욱 다이어트에 매달린다. 그런데 너무 빠지니까 목소리는 좀 기운이 없다. 지난번 점심을 좀 늦게 먹은 날이 있는데 목소리가 많이 낮았다. 원래 크게 잘 웃고 목소리도 맑고 컸는데 지금은 크게 웃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 했던 것 같다. 웃을 기운도 없는 건지 잘 웃지도 않는다. 최근 한 달 만에 급격히 빠지다 보니 걱정도 된다. 아무튼 몸에 놀라운 변화가 생긴 건 분명하다.

나는 몸이 가려운 알레르기 환자이다. 대수술 후 몸이 변했다. 갑자기 온몸이 가려운 거다. 밥 먹고 나거나 무거운 짐을 들거나 오래 걷거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몸이 가려웠다. 학교를 관둔 것도 알레르기 때문이다. 약을 먹어도 계속 가려웠다. 관둔 지 1년 반이 지나가는데 요즘은 밥을 먹고 나서도 긁지 않는다. 가끔 운동을 할 때 피곤기를 느끼면 가려워진다. 결국 체력이 없어서 가려웠던 거다. 체중을 줄이면서 몸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니까 가려움이 많이 줄었다. 삼성병원에 가서 60여 가지 알레르기 검사를 했으나 서너 가지 음식에 반응이 나왔다. 우리가 먹는 건 60가지를 훨씬 뛰어넘는데. 나에게 치명적인 건 도라지다. 근데 검사 시약에 도라지는 없었다. 도라지를 먹으면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온다. 그래서 기도확장주사제를 받기 위해 간 것이다. 올 초에 받았는데 아직 한 번도 안 썼다. 내가 체력이 많이 없는 2년 전에는 두부만 먹어도 기도가 조이고 온몸에 발진이 올라왔다. 사실 생명에 위협을 느껴서 학교를 관둔 거다. 이렇게 내 몸을 갈아 넣다가는 언제 기도가 막혀 죽을지 모른다는 절박함에 살기 위해 던진 거다. 그리고 지금은 요양 중이다. 매일 내 몸을 보살피면서 살고 있다. 글쓰기도 체력이 없으면 못 쓴다. 학교 다니면서는 한 줄도 쓰지 못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글쓰기와 연극, 그림 등 취미활동을 하며 지내니까 너무 좋다.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기 때문에 내 몸을 내가 잘 가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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