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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살 뺐어요

by 신기루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조건 안 먹는 거다. 안 먹으면 수분이 1차 빠져서 얼굴이 쪼글쪼글해진다. 입가에 팔자 주름이 생기면 금방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몸에 힘이 빠지고 감기에 걸리거나 면역력 저하로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번에는 성공했다. 5월달에 최고 몸무게를 찍었다. 20년간 같은 체중을 유지하다가 40대 후반부터 3킬로가 더 찐 65킬로를 유지했다. 3킬로 몸무게가 불어난 이유는 아침을 거르다가 갑자기 아침을 먹게 되면서부터다. 그래서 당분간 65킬로를 유지하다가 최근 66, 67, 68을 체중계에서 보았다. 68킬로가 되자 온몸이 침대에 붙어서 일어나기도 싫었다. 그리고 먹는 양은 자꾸 늘어나고. 그리고 가장 큰 결심 이유는 밤중에 갑자기 유방통이 생겨서 병원에 갔다. 유방암 검사를 이제까지 한 번도 받지 않았는데 송곳으로 쑤시는 느낌을 받아서 벌벌 떨며 병원에 갔더니 다행히 암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지만 인터넷 뉴스를 보면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것. 즉 체중 증가는 유방암 발생을 높인다고 해서 다이어트를 하게 됐다. 죽기는 싫으니깐.


아침, 점심도 평소보다 적게 먹고 저녁은 밥을 뺀 음식들로 먹었다. 오이, 토마토, 복숭아 중 한 개 골라 먹었다. 아무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면 된다. 밥만 빼고. 그러다가 못 참는 날은 밥 한두 숟갈과 반찬 조금 먹으면 되고. 이렇게 하다 보니 서서히 체중이 내려와서 과연 내가 이 숫자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숫자도 보게 되었다. 현재는 62.3. 며칠 전에는 61.6도 보았다. 서서히 내려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있다. 매일 3000~5000보를 걸었다. 올해 무지 덥지 않았나. 그래도 매일 밖으로 나가서 1시간 또는 30분이라도 걸었다. 요즘은 안 나가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우리 집이 약간 오르막이라서 살이 쪘을 때는 올라올 때 힘이 들고 숨이 찼다. 요즘은 너무 잘 올라온다. 쉬지 않고. 무거운 짐도 잘 들고 다니고. 몸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면 남편도 다이어트 성공. 남편은 75킬로 나가던 사람이 85킬로 나가더니 89킬로를 찍었다. 무릎이 너무 아파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그는 자기만의 특식을 만들었다. 토마토와 당근을 끓인다. 거기에 꿀도 넣고. 난 못 먹는다. 비위에 안 맞아서. 그런데 일주일치를 끓여서 냉장고에 넣고 아침, 점심 한 그릇씩 먹는다. 저녁에는 오뎅국에 국수, 두부, 상추 등 가급적 밥은 안 먹거나 조금 먹는다. 그래서 현재는 71.8인데 이제는 내가 그만 빼라고 사정한다. 그래도 68까지는 빼겠다고 열심이다. 가끔씩은 외식도 하고 빵도 먹는다. 그런데 주로 먹는 식단 체계가 잡혔다는 거다.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의 종류는 각자 다르기 때문에 이것 먹으라, 저것 먹으라 할 수는 없다. 자기 먹고 싶은 것을 소량 아껴 먹으면 된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진 5060들은 조금 먹고 몸을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자기만의 적당한 체중은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살 빼서 모두 건강하게 지냅시다.

85, 75, 72 (목젖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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