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숙 배우의 이름을 걸고 하는 연극.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배우 손숙. 79세. 87세에도 연극 무대에 서는 신구 배우도 있는데 아마 마지막은 아닐 거예요. 토카타는 '접촉'이란 뜻의 이탈리아어이다. 손숙은 개와 함께 사는 늙은 여자이고 김수현은 병원에 입원한 중증 환자이다. 둘은 각각 독백을 하는데 같은 무대 위에서 나란히 얘기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서사가 섞인다. 늙은 여자는 최근까지 자신과 함께 하며 서로 촉감을 주고받았지만 죽음으로 이별한 개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죽은 남편과의 접촉과 온기도 떠올리며 지난 시간을 추억한다. 병든 남자는 젊은 시절 아내와 서로 사랑을 나누던 때를 떠올리며 접촉을 그리워한다. 접촉은 온전히 나이면서 너이게 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 서로에게 불타오르며 사랑을 느끼게 하던 그 접촉이 이제 두 남녀에게는 없다. 여자는 그나마 자신과 접촉하던 개가 떠났고 남자도 지금은 병실에서 혼자 투병 중이다. 남자는 겨우 일어나서 밖에 나가보니 봄이 옴을 느낀다. 나무를 만져 본다. 여자도 마찬가지. 봄이 온 것을 보고 나무 아래 선다. 계절은 봄이 와서 새롭게 시작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곧 죽게 될 거라는 걸 안다. 누에나방처럼. 누에나방은 입이 퇴화되어 암컷이든 수컷이든 먹지를 못 한다고 한다. 수컷은 짝짓기를 하고 암컷은 알을 낳는 역할만 한다. 그리고 누에나방은 얼마가지 않아 죽는다. 인간도 곧 죽는다. 대체로 늙은 사람이 먼저 간다. 연극 끝머리에 공원에는 늙은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다고 하며 둘러보니 한 여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 그 여자가 누구인지 몰랐는데 공연이 끝나고 인사를 하는데 윤석화 배우가 등장했다. 가끔 벤치에는 손숙을 응원하는 절친들이 등장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예상밖으로 윤석화 배우를 보게 되어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며칠 전 암투병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뇌종양 수술을 받고 지금은 항암치료를 하지 않고 자연치유법으로 치료를 한다고 했다. 항암치료는 단계적으로, 주기적으로 항암주사를 맞거나 방사선 치료를 하는 걸 말하는데 그걸 중단했다는 뜻인가 보다. 항암을 하면 식사를 잘 못 해서 맛있는 거 먹고 친구들 만나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남은 생을 최대한 잘 보내겠다는 뜻인가 보다. 남은 시간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항암을 하여 완치하는 사람도 있지만 병기에 따라서는 약간의 수명만 연장하면서 고통의 시간만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 엄마가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암투병을 하는 사람을 보는 건 나도 힘들다. 윤석화 배우가 ' 이 연극이 죽음을 얘기하는 거잖아요.'라고 했을 때, 이 연극이 비로소 완성되는 걸 느꼈다. 접촉이 있다는 건 우리가 살아 있으니까 손도 잡고 어깨도 만지는 건데 죽으면 만질 수 없다는 것. 사랑하는 이들에게 한번 더 어깨 톡톡, 주먹 인사라도 자주 하는 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접촉 아닐까.
제가 김수현 배우도 좋아합니다. 얼마전 두산아트센터에서 본 '아이히만, 암흑이 시작하는 곳에서' 보고 이번에도 기대하면서 봤습니다. 그리고 정영두 배우의 춤도 공연과 잘 어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