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흐리네

by 신기루

쾌청한 가을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에 있기가 근질근질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드디어 내일 모레로 다가온 시험날, 어제는 심란했던지 새벽 1시에야 잠이 든 아들이 집을 나선다. 우산을 가지고 가라니까 안 올 것 같다며 그냥 나선다. 안 왔으면 하는 희망사항과 실제 비가 오는 건 다른데... 우산마저 귀찮은 듯 그냥 나갔다. 아무리 공부를 잘 하는 아이라도 시험이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다. 관문을 통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는 뽑는 인원수를 팍 깎아서 서울시 7급공무원 인원은 44명이다. 지난번 국가직 7급 1차 시험인 피셋에서 한 문제로 떨어졌다. 1차에 떨어지면 2차를 못 보기 때문에 1차에 올인했어야 하는데 지방직까지 공부하느라 전략적으로 실패했다고 하더라. 백 프로 될 거라는 오만한 생각을 갖고 있다가 나도 놀랐다. 이번에도 그냥 믿고 있다. 나의 이 확신은 어디서 오는 건가.


난 공부를 잘 못했다. 중간 정도에서 항상 왔다갔다 했고. 특히 화학, 수학은 젬병이고. 그렇다고 역사도 못 했다. 외우는 건 못 한다. 그런데 아들은 학원도 가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를 하는 중이다. 인강이라도 들으면 좋을 텐데 잠이 와서 못 듣겠단다. 그래서 자신의 주전공과는 완전 다른 과목을 책으로만 하고 있다. 학원에 가야 쪽집게 강사들이 팁을 줄텐데. 너무 무식하게 공부하면서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저 고집. 저 고집이 정말 싫다. 성공하면 고집도 볼만하지만 실패하면 그 고집이 밉상이 된다.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문을 힘차게 밀어붙일 텐데 당당히 앞장서서 들어가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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