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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Dec 05. 2023

작은 연못

감독  이상우

배우 전혜진, 박지아,이대연,문성근


 이 영화는 충북 영동군 노근리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예전에 만화를 좋아하는 첫째 아들에게 '노근리 이야기'라는 만화책을 사줬다. 초등학교 5학년 정도 되었을 때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끔찍한 이야기를 선물해 준 거 같다. 대충의 이야기는 알지만 실제 영화로 보니 너무나 참혹했다. 2010년에 발표된 영화에는 문소리, 문성근, 송강호, 유혜진, 정석용, 전혜진, 이대연, 이성민, 박완상 등 다수 배우들이 나오는데. 사실 유혜진이 어느 부분에서 나왔는지 잘 모를 정도로 유명배우들이 잠깐 얼굴을 비추는 정도로만 나오는 것도 재밌었다. 참혹하다, 재밌다. 서로 맞지 않은 말 같은데 영화의 내용은 참혹한데 잘 구성되어 전개된 영화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1950년 7월. 전쟁 발발 한 달 후. 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나서 뒤숭숭한데 피란을 가야 할지 그대로 있어야 할지 몰라하고 있는데. 어느 날 미군이 와서 작전구역이라며 마을을 비우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단 뒷산으로 모두 올라갔는데 다시금 남쪽으로 피란을 가라는 말에  산을 내려와서 남으로 향한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총알이 날아들고 미군들이 주민들을 향해 총알을 쏜다.


 - 어떤 피난민도 전선을 넘지 못하게 하라. 전선을 넘으려는 자는 모두 사살하라.

(1950년 7월 24일/ 제1기병사단 제8기병연대 통신)미 국방성 기밀해제 문서 -(총알 사격장면에서  자막)


1950년 7월 26일에서 29일 사이, 충청북도 영동군 노근리 인근 철길과 쌍굴에서 남쪽으로 피난 중이던 인근 주민 수백 명이 미군의 무차별 사격으로 희생되었다.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최근까지도 사건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동안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은 한국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길고도 긴 싸움을 해왔다.

2005년 5월에 와서야 한국 정부는 상해, 사망, 실종 등 희생자 218명. 유족 2170명을 확정한다고 발표하였다.(엔딩 자막)


 아주 한가롭고 평화로운 삶의 터전에 느닷없는 살상의 피가 뿌려진 것이 결국은 전쟁이 원인이라는 것.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가 아닌 전쟁을 택함으로써 피의 강이 흐르고 있다. 얼마 전 유발 하라리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역사상 모든 평화조약은 절대적 정의가 아닌 타협에 기반했다. 정의는 필수적이지만 절대적 정의를 추구하면 갈등이 무한히 지속되어 평화에 이르지 못 할 수 있다."고 했다. 즉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정의가 있다. 각자의 정의만을 추구하면 상대방 역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지키기 위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게 된다. 다수의 평화를 위해 양보와 타협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 평화를 헤치는 수단과 방법은 잔인해진다. 중세 전쟁 영화도 보면 수많은 병사들이 스러져 가는 걸 볼 수 있다. 그들의 최상 꼭대기에는 왕들이 'Go'하고 외치면 그냥 나가서 죽어야 하는 꼭두각시 같은 병사들. 사람이 도구로 다루어지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전쟁터의 병사들이다. 내 아들이 전쟁터에서 소모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또 내가 누군가의 과녁이 되지 않기 위해서 항상 꼭대기를 감시해야 한다.

다음에서 캡쳐함

웨이브에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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