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면 ' 아, 이제 끝났다.'하고 잽싸게 나가는데 이 영화는 마지막 협찬광고까지 보고 난 뒤에 올라오는 내용까지 봐야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영화를 해석하는 데에 어려울 수 있다. 나도 내려오면서 스크린을 응시하다가 마지막 글귀를 읽었다.
밖으로 나오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아, 뭐야. 개빡치네."라며 내용을 모르겠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나 역시 영화가 끝날 즈음에
'어? 이렇게 끝난다고? 안돼~~~'하는데 역시 끝나버렸다.
그런데 엔딩크레딧의 맨 마지막 글귀를 보고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아,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구나.
영화의 처음에 나오는 자막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 영화는 실화다. 소송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바꿨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보통 영화들은 '허구다.'라고 밝힌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허구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실화이고 약간의 상상력이 가미된 경우인데 이 영화는 대놓고 실화라고 한다. 그래서 완전히 믿고 본다. 그리고 실제 일어날 법한 일들이 벌어진다. 돈을 받고 댓글로 여론 조작을 해서 억울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아이디 찡뻤킹, 칫탓캇, 팹택 3명이 '돈'을 목적으로 일을 하지만 자신들의 행동으로 죽은 사람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 그 중 1명이 온라인에 사실을 밝힌다. 그리고 또 한 명은 기자를 만나서 자기들이 한 행동을 기사화하도록 돕는다. 과거 기자 임경진(손석구)이 썼던기사도 거짓이라고 언론에 도배되면서 징계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그럴듯한 이야기를 철석같이 믿고 기사화 했는데 다시 이 기사가 거짓이라는 댓글로 도배된다.기자(손석구)는 결국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그 역시 인터넷에 자기가 알고 있는 전말을 은밀히 유포하는 척하며 포털 게시판에 올린다.
그가 올린 기사는 다른 누군가가 또 퍼 나르며 번져나갈 것이다.
진짜도 가짜에 의해 덮여버리고 가짜도 진짜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앞으로 Ai 댓글도 나오고 딥페이크로 얼굴, 목소리까지 진짜와 똑같이 만든다면 점점 더 실체를 알기 어려운 세상이 될 것이다. 매일 피싱 문자를 받고 사기 당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도 무방비로 노출된 체 위험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요즘은 댓글 조작도 있지만 언론 자체도 못 믿을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서 진실 찾기는 정말 힘들어지는 어둠의 세계로 가고 있는것 같다. 진실을 알 수 없는 세상,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가 현실세계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하는 영화 댓글부대는 지루한 순간 없이 빠르게 전개되어 재밌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