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IMF으로 인해 망한 일가족이 콜롬비아로 향한다. 콜롬비아는 당시 뇌물이 성행하고 부패한 관료들로 인해 혼탁한 시절이다. 이미 자리 잡은 한국인들은 밀수로 돈을 벌고 있었다. 그곳에서 국희(송중기)가 재기를 노린다. 박사장(권해효)과 수영(이희준)은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가인데 처음에 박사장 밑에서 일하던 국희가 수영과 손을 잡으면서 미묘한 갈등이 생긴다.
박사장은 이후 국희를 공격할 기회를 잡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수영 역시 국희를 공격하려다가 실패한다.
마지막 신에서 국희(송중기)의 모습을 보면 10년 이상 콜롬비아에서 뼈가 굵으면서 가장 콜롬비아인다운 모습으로 성장한 걸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문화를 가지고 갔지만 살다 보면 그곳에 물들어 완전히 동화되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렵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민'이 쉽지 않은 것은 나의 정체성을 버리고 그곳에 완전히 동화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향수병을 앓고 항상 발이 살짝 허공에 들린 것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 아닐까.
나 역시 경상도 뿌리를 버리고 충청도에 산 지 30년이 넘었는데 처음에 나의 행동, 말씨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던 그들이 떠오른다. 지금은 얼마큼 변했을까. 지금은 경상도에 가면 목소리 자체가 높고 자기감정을 다 드러내는 것에 오히려 불편감을 느끼는 편이다.
충청도는 속으로 생각하고 뒷담화를 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던 이런 모습이 지금 나에게 생겨버렸다. 물론 예외사항이 있으니 충청인 100프로 그런 것이라 오해는 하지 마시길.
영화 '보고타'는 줄거리도 재밌고 배우들도 뛰어난데 살짝 아쉬운 것은 좀더 '긴밀도'가 떨어져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특히 '내레이션'있는 영화를 안 좋아하는 편인데 '대사'로 다 처리가 가능한 부분인데 굳이 '내레이션'을 왜 썼을까?
국희(송중기)의 '내레이션'이 없어도 다 이해가 되는 내용인데. '내레이션'이 들어가면서 좀 지루한 느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