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025 글모음

엄마의 밥상보

by 신기루

밥상 위 반찬들을 밥상보로 덮는다

'아, 이걸 왜 덮어?' 짜증 내면

엄마는 당연한 듯

'덮어 놔.'

냉장고가 없던 시절, 밥상보 위로 반찬 냄새를 맡고 파리들이 달려든다.

냄새를 쿰쿰 맡고 촉수를 들이밀어 빨아댈 것 같아 징그럽다

에 밴 오랜 습관은 그녀를 과거에 살게 한다

얼룩지고 짠내 나는 밥상보를 팍팍 삶아 하얗게 펼쳐 놓고,

'깨끗하제?'

미소 짓던 그녀는 하얀 조각보와 함께 사라졌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딩씨 마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