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할머니가
서예를 배우러 왔다
땡볕에 혼자 가는 게 안쓰러워
차를 태워줬다
혼자 사는 것 같아
국수나 먹자고 했다
둘다 손에 먹물을 묻힌 채
먹는 모습이 웃겼다
할머니가 먼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했다
짜장면을 말끔히 싹 비우셨다
감기에 걸렸는데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고
할머니는 친구가 생겼다며 어린애처럼 웃는다
엄마를 보는 것 같아서 좋았지만
너무 빠르게 빨아들이는
화선지 같아서
무섭게 느껴진다
에세이. 영화 , 시, 연극, 그림 등 예술을 사랑하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