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025 글모음

불효녀

by 신기루

22년도에 돌아가시고

만 3년이 되었는데

한 번도 찾지 않았다


입구에서 컹컹 짖어대는 개소리를 핑계로

어릴 적 개와 단둘이 정면으로 맞닥뜨린 후

작은 개도 곰처럼 보이고

고양이도 개처럼 보이는

과한 공포심 때문에

못 갔다


생전에 입버릇처럼

"난 살아있을 때 잘할 거야. 가고 난 다음에 무슨 소용이 있어. 난 안 찾아갈 거야."

라는 매몰찬 말이 현실이 된 건지

아직 한 번도 안 갔다


먼먼 산에 있지 않았다면

또 개가 컹컹 짖어대지 않았다면

찾아갔을까?


끝까지 이기적인 나를

엄마는 이해할 거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