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잃었다
아주 멀리 간 사람에게 배신과 분노의 감정이 올라온다고 했다
몇 해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간 걸
말하지 않아도 주변인들은 다 짐작하고 있었다
만나고 결혼한 시간이 장장 45년이라면
그 이별은 어떨까
그녀가 겪어야만 하는 상실의 고통을 생각하면
내가 오늘 보고 온 게 허깨비인 것 같다
그녀는 차 시동을 끄는 것도, 차 문을 잠그는 것도 잊은 채
나와 커피를 마셨다
아직도, 여전히 그녀는 미로 속에 있었다
에세이. 영화 , 시, 연극, 그림 등 예술을 사랑하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