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없는 건지, 자신감이 없는 건지. 교사들은 대체로 밖에 나가서 자신이 교사라는 말을 잘 안 한다. 우리 사회가 교사들은 방학이 있다는 걸 놀고먹는 걸로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다. 실제 30명의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한 학기가 끝날 즈음 체력이 모두 소진된다. 정말 한 달이라도 쉬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힘들다. 얼굴이 거멓게 죽어갈 즈음 방학을 맞이하여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다시 한 학기를 시작한다. 방학할 때쯤이면 방광염에 자주 걸렸다. 피곤해서 그렇다고 했다. 주변에 교사들을 보면 암을 비롯하여 각종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나도 내 몸이 다 깎여 나간 것 같다. 모든 업종이 다 그럴 것이다. 온갖 질병을 달고 먹고살기 위해 직장에 나간다. 학교도 만만치 않은 감정노동을 하는 곳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런데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지인은 오래전에 학교를 나왔다. 그런데 자신을 드러내는 프로필에 교사라는 말을 넣었다.
'음....'
난 그냥 교사라고 밝히는 순간 왠지 뭔가 잔뜩 기대하며 바라보는 그 눈빛들이 싫다. 그 눈빛에는 갖가지 의미들이 담겨있다. '편한 직업, 반듯한 이미지, 뭔가 각잡힌 사고방식, 에구 교사가 어찌 그런 태도를' 그래서 태도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숨긴다. 이제 퇴직을 하면 교사였던 사람이 되지만 굳이 밝히지 않으면 아줌마가 되겠지. 내가 아는 그분은 책도 출간했으니 작가라는 프로필이 맞지 않을까. 굳이 현재는 교사가 아닌데 과거의 교사란 직업을 왜 내세울까. 나는 현직이어도 말하고 싶지 않은데. 부담스럽다. 시선이. 직업으로 인한 선입견을 피하고 싶다. 어떤 조건 없이 보이길 바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