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뻬드로 빠라모

<뻬드로 빠라모>, 후안 롤포

by SAndCactus
screencapture-notion-so-1757f0075b31807a9ed7c8dc6454dc7f-2025-01-19-16_52_05.png

전반적인 감상평

읽는 내내 혼란스러워 거의 토까지 할 지경이었다. 발화자가 누구인지는커녕 이게 대사인지 묘사인지조차 알아내기가 어려운 문장(그리고 표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멕시코의 국민 문학이라기에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동백꽃이나 광장쯤 되는 작품일 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러면 안 되었다. 해설을 봐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이 등장하는데, 전부가 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내가 이해한 것은 주인공이 아버지를 찾으러 어느 마을에 갔다, 하는 첫 12쪽 정도까지의 내용뿐이다.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중반쯤 읽다가 주인공이 찾은 마을이 유령들의 마을이라 현재, 그리고 과거가 뒤섞여 있고, 그래서 이런 혼란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그 혼란들 각각을 명확하게 해석할 수는 없었다. 문장 자체는 평이한 편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정신이 없을 수가 있나. 평점 1점은 책 자체에 대한 평이라기보다는 스스로의 무식함(……)에 대한 점수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읽고 싶지 않은데, 나중에 언젠가 이걸 이해할 정도의 지식이 쌓이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다. (아마도.)


1.

도입부는 확실히 흥미로웠다. 문체 자체는 직관적이고 평이하다. 다만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현재와 과거가 마구 뒤섞여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줄거리의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읽는 내내 ‘그래서 얘가 누군데? 누구한테 뭐라고 하는 건데? 이게 대사는 맞아? 이건 과거야, 아니면 현재야?’하는 의문이 든다. 읽는 데 엄청난 노력을 들여야 하는 책이고, 나는 들이다 못해 중후반부터는 반쯤 포기하고 읽었다.

고작 170쪽 정도인데 그 짧은 사이에 내 뇌를 완전 진탕으로 만들어 놓았다.

2.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 너무 많이 나온다. 사람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동물, 식물 등의 이름이 많이 나오는데, 전부 주석이 달려 있다. 출판사나 편집 담당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동식물의 이름이라는 건 책 내용에서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니 주석을 다는 일은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달아둘 거면 차라리 각주로 달아두지, 미주로 달아두어서 이게 어떻게 생겨먹은 식물인지를 찾으러 한 페이지에도 몇 번을 책의 맨 뒤로 페이지를 넘겨야 했을 때는 솔직히 황당하기도 했다. ‘분명히 이렇게 한 이유가 있었겠지. 생각이 있었겠지…...^^ (아니면 가만두지 않겠다)’ 하는 삐딱한 마음이 자꾸 들어 억누르는 게 좀 힘들었다.

3.

유쾌함이 없다. 그래서 글을 읽기가 더 힘든 것도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축축하고 척척하고 그렇다. 당시의 멕시코의 시대적, 역사적 배경을 더 알고 있었더라면 다르게 읽혔을지도 모른다. (알았다고 해도 혼란스러웠을 것 같기는 하지만.)

작가가 일부러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 글을 쓴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어쨌든 내용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스스로의 지식과 이해력에 대한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만약 당신이 좀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뻬드로 빠라모_1.png
뻬드로 빠라모_2.png
뻬드로 빠라모_3.png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폴란드의 풍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