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angerine Oct 03. 2017

감정카드

-사람들의 일상생활 훔쳐보기-

그 녀석이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행동했을 때...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일에 대해 곱씹음은 나를 괴롭힐 것임을..


며칠 전 후배와 다투었고

나는 그 일로 매번 내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마음이 말하길..


"그 녀석이 너보고 'OOO' 이래.

 너의 선배로서의 권위와 품위는 모조리 날아간 거야.

 이렇게 두고만 보고 있을 거야? 뭐라도 해봐."


마음은 나를 송두리째 움켜쥐고선

나를 불행이라는 감정에 빠져들게 했다.


그러고선 바쁘다 한가해질 때면

어김없이 그 주제의 다른 소재를 끌고 나온다.


"그 녀석은 너를 무시하고 싫어하고 있는데 괜찮아?"


그러다 나는 마음이란 '놈'을 잠시 붙들어 보았다.


"그래. 그런데 너는 매번 다른 감정 카드를 써서

 나를 왜 괴롭히는 거야? 일은 벌어졌고 나는 행동하지 않았고

 너는 그런 내가 한심해 보이는 거야?"


마음은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새로운 소재로 나를 달군다.


마음이란 '놈'은 마치 나를 겨울날 화로에 불을 붙이듯

계속 나를 불쏘시개로 긁는다.


나는 그래서 생각했다.


정말 마음이란 게...

그리고 감정이란 게...


오롯이 내 것일까? 하고...


나는 가끔 믿을 수 없다.

마음과 감정이 나의 것임을...


그리고 믿지 않는다.

마음과 감정이 진실하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을 떠날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