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angerine
Mar 04. 2020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이런 이야길 들었다.
결혼하고 친정에 가니
여동생이 이렇게 말했다고...
'이제 우리 냄새가 안 나네.'
그때, 그녀는 깨달았다고 한다.
냄새가 '가족과 나' 그리고 '나와 가족'을
나눌 수 있는 경계라는 것을...
그리고 집으로 와
모아둔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향긋한 블루베리 섬유 유연제를 쏟아부으며
이런 생각도 잠시 들었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누굴까?'
든든한 남편, 토끼 같은 아기...
이제 그녀의 '경계'와 '우리'는 그렇게 나뉘었다.
새로운 나라에 들어서면
비행기 연결통로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그 나라의 특유의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새로운 경계에 온 특유의 냄새를 가진 이방인을
여러 단계로 검사하며 그가 묻는다.
'여기 여행 온 목적은 무엇입니까?'
나는 당연하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새로운 냄새를 맡으러 왔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삶의 여행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