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angerine
May 30. 2020
어느 정도 사고 싶은걸 사고 나면
그 분야에 대한 줏대도 생기고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다음 분야로 넘어가고
또 하나씩 정복하다 보면
그것이 내 취향의 목록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의 이미지가 된다.
어느 순간,
욕망의 헛헛함이 찾아오고
자연과 평범한 일상의 매력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
더 이상 돈으로 살 수 있는 거 말고
돈이 있어도 못 사는 그런 것을 가지고 싶게 된다.
관계!
서양에서는 그런 사교모임을 파티(party)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클럽(모임), 산후조리원 동기,
네이버 카페 동호회 등으로 부르고
하나의 주제(topic) 집단을 형성한다.
하지만,
그런 관계 안에서 사람들과 치고 박다 보면
언제나 인간이란 존재에 실망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역시나 귀결은 자식으로 관철된다.
자식을 갖는다는 건
돈으로도 살 수 없고
내 존재를 닮은 또 하나의 나와 관계를 만드는 일이니깐...
그래서인지 키우면서 살갗에 치이는
짠내 나는 노력 때문에
아이에 대한 투자와 회수의 관념이
자신도 모르게 커지게 된다.
그리고 아이의 성장을 보며
자기 멋대로 재단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때리면
그땐 그저,
어느 좋은 회사에 소속되기만을 욕망한다.
인간은 언제나 욕망하고
욕망의 에너지로 삶을 살아간다.
이 끝없는 굴레는
끊임없이 역사에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
인간은 언제나 욕망하고 다시 헛되고 헛되다.
그것이 인간일 뿐...
우린 그저 그렇게 디자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