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다면 무엇을 가장 바꾸고 싶나요?

-사람들의 일상생활 훔쳐보기-

돈이 많다면

무엇을 가장 바꾸고 싶으세요?

그 질문이 내 맘에서 몰캉몰캉 거리다

튀어나왔을 때,

질문은 미친 듯이 나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집 사기

차 사기

피규어 사기

퇴사하기

그런데 질문은 갑자기 엉뚱한 곳에

멈춰 섰고 답을 내었다.

자유로운 시간과 공간을 갖고 싶다!

일에 찌들다 보니

어느새 입술 주변에

듬성듬성 나있는 털이 보였고

주름진 얼굴과 탄력 잃은 뱃살만이

그리 내가 타인에게도 멋지지 않음을

아니

스스로에게도 매력적이지 않음을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시간과 공간을 돈으로 사면

조금 더 탄력 있고 매력적인 나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잠시 신이 났지만

아쉽게도 내겐 돈이 없었다.

돈으로 마침표가 된 질문에

후배가 새로운 답과 마침표를 같이

가져왔다.

'형, 운동을 하면 체력도 좋아지고

 하는 일에 대해서 자신감도 생겨요! 운동해봐요!'

이 질문에는 방어막을 잘 세워둔 나였기에

자기 합리화 이론을 내뱉는다.

'내 체형은 몸 만들어서 전혀 어울릴 타입이 아니야.'

그러자 그가 회심의 한방을 꽂는다.

'김태호 PD 봐요.

 그분의 능력치를 떠나

 외견상 못생겼지만 옷 잘 입으니깐

 '힙'하다는 생각이 앞서잖아요!

 안 그럴 거 같은 사람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더 매력적이겠어요?'

사람들이 지루하게 쓰는 표현처럼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았고

곧바로 자기 합리화 이론은 폐기 처분되었다.

그래, 운동을 하자!

그러면 조금 더 매력적인 나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내가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