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이었던가? 꽤 오래전 다음 메인에 소개됐던 연애 글을 클릭하며 처음으로 최정님의 글을 읽게 되었다. 투박한 남자의 말투로 여자가 잘 모르는 남자의 연애할 때 심리를 잘 표현한 글이 흥미로워 가끔 보곤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잊혔던 그 분을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고, 나 혼자 아는 분이지만 반가운 마음에 시청을 했다.
최정님의 유튜브를 보기 시작하니 여러 연애 유튜버의 동영상이 추천에 떠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연애 유튜브를 보게 됐다. '언제 연애를 다시 시작할지 모르니 참고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지면서 말이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연애에 관한 조언, 상담들이었지만 연애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되는 내용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상담 내용들은 주로 연인 사이에 어떤 문제나 갈등이 생겼을 때 헤어질 것을 고민하는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친구나 지인 같은 관계는 보통 그 단계까지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문제나 갈등이 반복된다면 그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손절도 고민해봐야 한다. 이렇게 인간관계를 한 번 되돌아봐야 할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1. Give and Take
연애할 때 한쪽만 퍼주는 연애는 하지 말라고 한다. 다른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관계가 지속되려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간, 감정, 돈 등을 소비하게 되는데 한쪽에서만 소비하게 된다면 그 관계는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돈이나 시간 등은 상황에 따라 서로 이해 가능하고 합의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 상태로 관계가 고정되서는 안 된다. 만약 내가 연락하기 전에는 절대 연락이 없다거나 만났을 때 내가 돈을 많이 써야만 만난다거나 주위에 다른 사람들과는 자주 만나는데 나는 만나기 어렵다면 앞으로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나만 놓으면 끝나는 연애는 헤어지는 게 맞듯이 나만 놓으면 끝날 인간관계 역시 끝내는 게 맞다.
2.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성향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친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끼리끼리는 사이언스'라는 말도 많이 쓰인다. (연인 사이도 마찬가지) 그래서 좋은 사람을 곁에 두려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나랑 수입이나 사회적 위치가 비슷했던 친구가 어느 날 큰 성공을 하거나 잘 나갈 수 있다. 그럴 때 기쁘게 축하할 수 있으면 좋은데 사람 마음이 부럽기도 배가 아프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축하해주고, 잘 지내야 한다. (남을 축하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나도 축하받을 수 있다.) 시기, 질투로 멀어지면 안 된다. 분명 잘 된 사람은 이유가 있으니 곁에 두고,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나보다 잘됐다는 이유로 멀어진다면 내 주변에는 나랑 비슷하거나 못한 사람만 남게 될 것이다. 물론, 사회적 또는 부의 성공만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 배울 점이 있고, 도움받을 수도 있으며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성공했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굳이 관계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
3.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고 해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없는 부분이 있다.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크다면 헤어지게 된다. 그런데 친구사이는 수용 범위가 좀 더 느슨하다.
학창 시절 같은 반, 대학시절 같은 과라는 이유로 시작된 친구 관계가 나이가 들고, 각자의 삶을 살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사회생활을 통해 만난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관계든 지속하다 보면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문제가 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며 풀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 문제를 풀지 않고, 덮었는데 다시 생기지 않는다면 괜찮지만 계속 발생한다면 손절을 고려해봐야 한다.
그 문제는 가치관이나 도덕적 관념에 따른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며 바뀌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우선 사회적 통념은 지켜야 하며 가치관이 나와 너무 동떨어지면 관계 유지가 힘들다는 걸 염두해야 둬야 한다.
또한, 내 기준에 벗어나는 말이나 행동을 했는데 계속 넘어간다면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도덕적 관념이 낮아질 수 있으며 심하면 잘못된 신념도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치관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나와 차이가 많이 나면 친해지는데 한계가 있고, 부딪힐 가능성이 높으니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지내는 것이 좋다.
4. 정에 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
연인 사이에서 상대가 잘못하거나 안 맞는 부분이 많아도 오래 만나면 정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친구 사이도 비슷하다. 예를 들면 오랜 친구가 회사나 연인 등의 문제로 하소연을 한다면 위로해주고 공감해 줄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만나거나 통화할 때 비슷한 얘기만 한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친하다는 이유로 상대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좋지 않은 행동이다. 비슷한 사례로 안 그랬었는데 부정적으로 변해서 매사 불평불만인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오래된 사이라는 이유로 가까이 둔다면 결코 좋은 영향을 받지 못한다. 인간관계에서 긍정적인 영향만 끼칠 수는 없지만 너무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상대가 상황이 안 좋아서 한때 그렇다면 이해해주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계속된다면 먼저 만남이나 연락의 횟수를 줄이는 조정을 해보는 것이 좋다. 사실 직접 말을 하는 것이 좋은데 자칫하면 다툼으로 이어질 수가 있으니 조심스럽게 얘기해야 한다. 이 방법들을 했는데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서서히 멀어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연애든 다른 인간관계든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 상대에 대한 존중과 마음이다.
그 존중과 마음이 부족할 때 이런 문제들이 생긴다.
상대가 나에 비해 존중과 마음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친한 사람이 있었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멀어졌다면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대했는지 돌아보는 게 어떨까 싶다.
그러고 보니 글로 배우던 연애를 이제는 영상으로 배우다니 VR로 배우는 일은 없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