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확진자 수에 따라 주 2일~3일을 반복하다 확진자 수의 급증에 따라 전일 재택근무로 바뀌었다.
전일 재택근무는 오랜만이었지만 해본 경험이 있고, 일주일에 2일 이상은 계속 재택근무를 해왔기에 별 차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경험해 봤으니 얼마나 우울하고, 지겨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견디기 힘들어졌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선 코로나 블랙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 블랙을 이겨낼 무언가가 필요했다.
운동은 이미 하고 있고, 간단한 요리도 많이 해봤고, 유튜브도 이미 매일 보고 있고... 뭘 해야 하나 싶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건 '배달앱'이었다. 물론, 배달 음식도 이전에 많이 시켜먹어 봤다.
그런데 코로나가 장기화가 되면서 배달되지 않았던 음식점도 배달되기 시작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또, 새로운 배달앱이 등장하면서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를 하고, 이전 배달앱에 없는 곳도 배달이 되기 시작했다.
한 시간을 줄 서야 먹을 수 있던 유명한 맛집까지 말이다. 식당에서 밥 먹기는 꺼려지고, 카페에선 아예 앉을 수도 없는 지금 이 상황에 작은 빛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배달앱에 들어갈 때마다 못 보던 음식점이 생겨났고, 새로 입점하는 음식점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느새 배달앱을 매일 보는 것이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그런데 배달앱이라는 특성상 보는 재미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곧, 배달로 이어졌다.
재택근무로 활동량은 거의 없는데 식욕은 그렇게 늘어가고, 함께 카드값도 늘어갔다.
'재택근무했는데 카드값을 왜 늘었을까?'라는 글을 봄에 써었는데 이 글이 시즌2가 된 셈이다.
카드값과 함께 몸무게도 늘 거 같지만 '겨울이라 지방을 축적하려는 것은 자연 이치이니 괜찮다.' 라며 나를 설득한다. 어쨌든 코로나 블랙을 조금이나마 이겨낼 수 있는 취미를 찾아서 다행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