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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엘리아나 Mar 24. 2022

님아, 그 배당금을 탐내지 마오!

나는 예적금파로 주식은 남의 이야기였다.

코로나 영향으로 주식이 폭락하는 걸 보며 역시 내 판단이 옳았고, 시작 안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얼마 후, 폭등하는 주식을 보며 처음으로 내 생각을 바꿔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덜컥 10주를 샀다.

그 주식이 오르기 시작하자 용기가 생겨 주식 투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번 발을 들인 주식 투자는 점점 대담해져 청약주에도 도전하며 여러 회사의 주식을 샀고, 수익률이 목표치에 도달한 일부 주식은 팔기도 했다. 처음에는 은행 이자보다 높은 것으로 만족했었는데 계속 오르는 주가를 보니 더 욕심이 생겼고, 투자 금액은 늘어갔다.

내가 주식 투자에 소질이 있다고 착각할 즈음 문제가 생겼다. 가장 많이 투자했던 게임주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급락한 것이다. 계속 오르기만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확 떨어지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 다른 주식들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놀란 나는 더 이상 주식을 사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지인에게 주식 배당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배당금이란 기업이 이익을 발생시켜 회사 내에 누적하여 온 이익의 일부를 기업의 소유주에게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연금 저축과 신협, 새마을금고에서 배당금을 받아본 적이 있지만 워낙 소액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주식 배당금은 회사를 잘 고르면 배당금이 훨씬 크고,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처럼 1년이 아닌 며칠만 가지고 있다 팔아도 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다. 며칠 만에 예금의 몇 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그즈음 주식 배당금 수익률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생각해보니 주식 배당금 기사는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쏟아졌을 텐데 관심이 없어서 못 봤다가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기사에는 친절하게 배당금 수익률이 높은 회사들의 목록과 함께 배당기준일이 언제인지도 설명되어 있었다.

배당금을 받아보기로 결정했으니 이제 어느 회사의 배당금을 받을 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배당금 정보를 준 지인이 추천한 회사 주식만 사려고 했었다. 그런데 마침 만기 되는 정기 예금이 하나 있었고, 다시 정기 예금을 넣는 것보다 배당금 투자가 나을 것 같아서 금액을 늘렸다. 그래서 하나의 회사보다는 나눠서 주식을 사는 게 좋을 거 같아 기사에서 본 높은 배당률이 예상되는 회사 2개를 골라 총 3개 회사의 주식을 샀다.

며칠 후 주식을 팔고, 따뜻한 봄날에 배당금받는 나를 상상하니 흐뭇해졌다. 그러나 얼마 후, 이 상상이 오산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배당락일부터 주식이 확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알고 보니 내가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배당금 때문에 배당기준일이 다가오면 주식이 오르며 배당락일에는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새해가 되면 바로 회복할 줄 알았는데 새해에도 마이너스는 계속됐다.

현재 3개 중 하나는 얼마 전 조금 수익이 나서 바로 팔았고, 하나는 본전 가까이 왔다. 나머지 하나가 문제인데 셋 중 가장 마이너스가 크고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셋 중 가장 적은 금액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배당금을 받는다면 본전 치기 정도의 수준이다.

게임주 급락을 보며 주식의 위험성을 깨달아놓고, 배당금에 또다시 눈이 멀어 큰돈을 투자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안일함이 문제였다.


주식하는 사람들이 주식 자체를 아예 시작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그 속뜻이 수익을 내기 어려워서 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한 번 발을 들이면 손해를 봐도 발을 빼기 어려우니 아예 들이지 말라는 뜻이었다. 마이너스가 되면 본전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에 기약 없는 기다림을 시작하며 이번 실패를 반성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잘 투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기회를 엿보게 된다.

나도 작년 배당금은 실패했으니 다시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보다 올해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성투하고 싶는 마음이 더 크다.

아직 손해를 덜 봐서 그런 걸까?

제목에 보충 설명을 부쳐야겠다.

님아,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그 배당금을 탐내지 마오! (차근차근 공부해서 꼭 성투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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