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이상하다. 적금 만기 문자를 받았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적금 만기 때는 꼬박꼬박 일정한 돈을 저금했다는 성취감과 중도해지를 하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 그리고 그에 대한 이자에 기쁨을 느꼈다.그 후 만기 금액을 계획했던 곳에 쓰거나 새로운 곳에 투자했다.
그런데 연금보험은 다르다.
납입이 끝난 건 적금과 같지만 그 돈이 바로 나에게 오지 않는다. 납입은 끝났지만 만질 수 없고 연금을 받기로 한 시점까지 묶여 있는 돈이다. 또한, 중도해약을 했을 때 적금은 원금 보존이 되지만 연금보험은 원금 손실이 크다. 그래서 연금보험은 연금개시일까지 유지하는 게납입 못지않게 중요하다.
연금보험을 가입했던 건 30살 어느 날이었다. 회사생활도 안정되고, 월급도 올라서 먼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방카슈랑스 직원의 추천으로 변액연금보험과 연금저축보험을 가입했다.
연금보험은 중도해약을 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2가지의 기준을 두고 결정했다.
첫 번째, 내가 납입 가능한 기간인가?
요즘은 7년 납입도 있는데 그 당시에는 10년 납입이 기본이었다. 앞으로의 회사 상황과 내 자리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지만 적어도 납입이 끝나는 40살까지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의미로는 40살 이후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데 다행히 불입기간은 채웠다.
두 번째, 10년 동안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인가?
변액연금은 최소 10만 원, 연금저축은 최소 5만 원이 계약 금액이었다. 나는 딱 그 최소 금액으로 가입을 하였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회사를 그만두고 알바를 하더라도 넣을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가입했던 연금보험 납입이 끝났다. 그리고 확신이 없었던 40살이 되었다. 지금도 미래에 대한 확신은 없고, 얼마나 더 지금 회사를 다닐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잘 다닐 것 같다.
또한,당장 내손에 돈이 들어오지 않았고, 큰돈도 아니지만 노후에 대한 작은 의지가 됐다. 좀 더 큰 의지를 위해 나는 연금보험 추가 불입을 선택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계속 추가 불입을 할 것이다. 이렇게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연금저축보험 Tip
나는 31살 때 추가로 연금저축보험을 가입했는데 뒤늦게 잘못된 선택인 걸 알았다. 연금저축보험은 납입한 금액에 대해 매달 사업비가 빠져나가는데 추가 불입을 하면 사업비가 감면되기 때문이다. 10만원을 넣으려고 한다면 5만원으로 가입 후, 5만원을 추가 불입하는 게 사업비가 줄어든다. 추가 불입은 가입 금액의 2배까지 가능하니 참고하여 계약금액을 정하면 사업비를 줄일 수 있다.사업비는 상품별로 다르니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