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J, P스럽게 제주도 여행을 하다 -2

뚜벅이의 내돈내산 최신 제주 여행 정보

by 라엘리아나

제주도 여행의 셋째 날 아침이 밝았다. 비 예보가 있어서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열고 날씨를 확인했는데 다행히 조금 흐릴 뿐 비는 안 왔다. 그래도 비가 올 가능성 있어 보여 비를 염두하고 일정을 짜기로 했다. 오늘의 첫 일정은 함덕으로 숙소를 이동하는 것이었다.

함덕 숙소는 유탑유블레스 호텔이었는데 해수욕장이 가깝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는 장점이 있는 곳이었다. 단점으로는 넓은 곳에서 묵다가 오니 많이 좁게 느껴졌고, 실제로도 좁은 편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방음이 잘돼서 가성비 호텔로 괜찮았다.

섬오름 호텔에서 유탑유블레스 호텔로의 이동은 버스로 가기 불편해서 택시를 탔더니 5만 원이 넘게 나왔다. 돈은 많이 썼지만 몸은 너무 편했다.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

함덕에 도착하니 하늘이 맑다 못해 눈이 부셨다. 날씨 걱정은 뒤로하고 호텔에 짐을 맡긴 후,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늘의 점심은 고집돌우럭이다.

P스러운 여행이지만 고집돌우럭은 처음부터 찜해놓은 맛집이었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웨이팅을 걱정했는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운 좋게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내하는 직원이 친절하고 깔끔해 보이는 식당 내부부터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맛집의 가장 중요한 점은 맛이다. 맛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실망한 경우가 많아서 살짝 걱정이 됐지만 기대하면서 점심 계절특선을 주문했다.

전복새우우럭조림, 제주뿔소라 한치 바당물회, 옥돔구이, 낭푼밥, 제주뿔소라 미역국으로 구성된 1인당 35,000원의 정식이었다. 상차림이 시작되자 찐 맛집임을 직감했고, 먹자마자 감탄사가 나왔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가 많이 고파서 더 맛있었겠지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지금껏 제주도에서 먹어 본 음식 중에 최고였다.

메인인 우럭 조림과 옥돔구이는 물론이고, 물회와 미역국 그리고 밑반찬인 잡채까지 다 맛있었고 새우는 달기까지 했다. 맛있게 먹다 보니 가족 생각이 절로 났고,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다음에는 꼭 가족과 오기로 하며 야무지게 싹싹 다 긁어먹었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은 우리는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만끽하며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했다. 다음 일정은 친구가 추천한 스누피가든이다. 버스가 있긴 했지만 오래 걸려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역시 돈은 꽤 들었지만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다시 한번 회사를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제까지 너무 순조롭던 오늘이었는데 스누피가든에 다가갈수록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다 급기야 비가 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울상을 짓자 기사님이 원래 이 지역이 비가 자주 오는 곳이라며 위로해 주셨다. 그리고 그칠 수 있으니 너무 걱정 말라고도 하셨다.

우리는 혹시나 하며 가져갔던 우산을 펴고 스누피가든에 입장했다. 다행히 스누피가든은 실내 전시로 시작해서 비 걱정은 잠시 잊었다. 스누피 팬은 아니었지만 귀여운 볼거리가 많아서 즐거웠다. 실내를 다 보고 정원으로 나오니 비가 그쳐있었다. 땅이 촉촉이 젖어있었지만 더 푸릇푸릇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정원은 생각보다 꽤 넓었고 곳곳에 앙증맞은 캐릭터들로 보는 재미가 더했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18,000원의 입장료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바닷가를 산책 후 저녁을 먹기로 했다. 호텔에서 무료 생맥주 2잔을 제공해서 치맥을 하기로 했는데 이왕 먹는 치킨, 맛있는 곳에서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생맥주 무료를 포기하고 치킨 맛집을 가기로 했다.

현지 맛집으로 유명한 제주닭집을 찾았다. 동네 호프집 같은 푸근한 분위기로 치킨 양이 푸짐하고 맛이 있었다. 배불리 먹고 소화시킬 겸 밤 바닷가를 거닐며 여행 셋째 날을 마무리했다.

어느덧 여행 마지막 날이 왔다. 늦잠을 자려고 했는데 창가의 빗소리에 잠이 깼다. 하늘을 보니 쉽게 그칠 비가 아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좀 더 뒹굴거리다 느긋하게 일어나 짐을 싸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서울식당으로 향했다. 오전 메뉴로는 무거운 양념 갈비이지만 여행이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먹으러 갔다. 저녁에는 줄 서는 집인데 오전이라 한적했고 첫끼인데도 참 잘 들어갔다.

맛있게 식사를 했으니 디저트를 먹어야 한다. 신라호텔 망고빙수는 아니어도 망고빙수를 먹어야 했다. 비가 오는 함덕에서는 별로 할 게 없어서 공항 근처로 이동해 망고 빙수를 먹기로 했다.

공항에 짐보관 서비스(유료)를 이용해 캐리어를 맡긴 후 방고빙수로 핫한 먹쿠슬낭카페에 갔다. 1인 1 메뉴라서 망고빙수와 망고 스무디를 시켰다. 망고빙수는 예상한 만큼 맛있었고 망고스무디가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둘이 합쳐 25,500원으로 값이 꽤 나갔지만 만족스러운 디저트였다.

오전부터 고기에 디저트까지 배불리 먹은 우리는 좀 걷기로 했다. 다행히 비가 그쳐 근처 볼거리를 찾다 용두암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도보 40분 거리로 꽤 먼 거리였지만 친구와 나는 걷는 걸 좋아해서 동네구경을 하며 재밌게 걸었다. 용두암에 도착하니 구경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날이 흐려서인지 더 운치 있게 보였다.

바람이 엄청 불어 추노 머리로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제주의 마지막 일정인 동문시장으로 향했다.

동문시장은 내가 제주에서 본 시장 중에 가장 크고 구경거리가 많았다. 이른 저녁으로 회를 먹고, 간식으로 소금빵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둘이 간식으로 나눠먹기 딱 좋았다. 다른 빵들도 맛있어 보여 한라봉, 녹차, 우도땅콩크림, 우유크림빵 한 개씩 사 왔는데 우도땅콩크림빵이 가장 맛있었다. 한라봉은 예뻤지만 맛은... 그리고 시식으로 맛있게 먹은 과즐을 사서 공항으로 향했다.


파워 J의 P스러운 제주도 여행은 이렇게 흡족하게 끝이 났고, 다음 여행은 J와 P의 중간쯤으로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다음 여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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