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기 싫어서 잠 못 이루는 9년 차 직장인에게
어느 게시판에서 글을 하나 보았다.
9년 차 직장인인데 회사 가기 싫어서 매일 잠이 안 온다는 글이었다.
난 이미 9년 차를 넘어 17년 차이고, 지금은 회사가 좋지는 않아도 잠 못 잘 정도로 싫지는 않다.
그렇지만 나도 그랬던 때가 있었다.
다행히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시간이 지나고 보니 힘들었던 그때는 잊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글쓴이가 정확히 어떤 이유로 잠 못 이루는지는 모르겠지만 9년 차 직장인이라면 어지간한 사건, 사고는 겪어봤을 것이다. 즉,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아마 본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장 편안해야 할 수면 시간까지 회사의 스트레스가 파고든 것이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1. 퇴사 2. 나를 바꾼다.
먼저 1번 퇴사를 선택하면 회사 가기 싫어서 잠을 못 잘 일은 없어진다. 그러나 생활비 때문에 잠 못 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2번 나를 바꾸는 방법이 있다. 회사가 뭐라고 부모님도 못 바꾸는 나를 바꿔야 하나 할 수도 있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회사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회사 스트레스 때문에 잠 못 이루던 과거의 나를 생각해보니 회사가 내 삶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다. 그래서 회사 외에 일상생활에도 그 스트레스가 튀어나와 내 상황을 잘 아는 친한 친구에게 매일 하소연하고, 가족에게는 짜증을 많이 냈었다. 그러다 보니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이 회사와 연관되어 있어 기분은 안 좋고, 컨디션도 나빠져 갔다. 그러다 더 이상 이 상태가 지속되면 내게 큰 문제가 생길 거 같아 퇴사를 결심했다.
그런데 그 결심을 한지 얼마 안 돼서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었고, 여전히 스트레스는 받지만 견딜만한 정도여서 그 마음을 접게 되었다.
그리고 퇴사 결심을 해보니 그만두면 끝인 회사에 내 삶의 비중을 너무 크게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사실을 알았으니 그 비중을 조정해야 했다.
그렇다면 회사에 대한 내 삶의 비중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내가 생각한 답은 회사에 대한 관심과 생각을 다른 곳으로 분산하는 것이다. 어디에 어떻게 분산할지는 본인이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감이 잘 안 잡힌다면 내가 몇 가지 관심사를 추천하고 싶다. 취미, 운동, 공부, 목돈 마련 등이다.
흔한 조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흔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1. 취미
평소 본인이 즐겨하던 취미가 있다면 더욱 집중하고 취미가 없다면 새로운 취미를 갖는 것이다.
그냥 가볍게 즐기는 취미도 좋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취미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재밌는 미드를 보는 취미를 가졌다면 퇴근 후 보는 미드가 독서가 취미라면 퇴근 후 읽는 책이 기다려져 회사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좀 더 나아가 미드를 보며 영어 공부를 하면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독서 동호회에 나가 같은 책에 대해 나와 다른 시선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이 밖에 혼자 여행하기, 사진 찍기, 악기 배우기, 전시회나 음악회 가기 등의 문화생활 등이 있으니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2. 운동
운동을 하면 적어도 그때만큼은 다른 생각이 나지 않고, 여러 가지 좋은 호르몬들이 발생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몸이 피곤하면 잠도 잘 잔다. 운동은 혼자 가볍게 할 수 있는 걷기부터 시작해서 헬스, 요가, 필라테스 등 다양하니 본인의 성향에 맞는 운동을 고르면 된다. 나는 수영을 추천한다. 수영을 배우면 실용적이고, 자유형, 배영, 접영, 평영 등 단계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운동효과와 더불어 성취감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 공부
지금의 공부는 학창 시절 지긋지긋했던 공부와는 다르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서 하는 거라 마음가짐부터가 다르다. 어학 공부를 할 수도 있고, 현재 업무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어떤 공부라도 하게 된다면 지금의 직장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4. 목돈 마련
월세를 살고 있다면 전세로 전세를 살고 싶다면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을 것이고, 퇴사 후, 창업을 꿈꿀 수도 있다.
이 바람들을 이루려면 목돈이 필요하다. 목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한 저축이 필요하고, 저축하는 돈은 급여에서 나온다. 그 급여를 위해 회사에 다녀야 한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하루하루 버틸 때마다 내 집이, 내 가게가 손바닥만큼씩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씩씩하게 회사 다닐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위의 추천하는 방법이 아니어도 본인에게 잘 맞는 관심사를 찾으면 된다. 중요한 건 어떤 방법이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즐길 거리나 목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회사의 비중이 그것들을 하기 위한 도구로 하향 조정된다. 그것만으로도 회사에 대한 나의 태도나 마음가짐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또, 나의 경우처럼 시간이 흘러 스트레스받던 문제가 해결되어 지나갈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여러 시도들을 하고,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잠을 못 이룬다면 심각하게 퇴사를 고려하길 바란다.
직장, 월급 모두 소중한 존재이지만 가장 소중한 나를 먼저 지켜내야 하니까!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일자리는 분명 있다.
내일도 출근하는 모든 직장인들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