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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끄고릴라 Mar 27. 2023

나르 부모 밑에서 살아남기

나는 매정한 딸일까? 나르시시스트의 후버링




'엄마에게 나는  매정한 딸일까?'

나르 엄마 옆에서 나를 지켜주는 아빠....

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나르 엄마 옆에는

든든한 나르 아빠가 있었다.

오늘 아침,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다.

"딸, 2분만 들어봐. 

어제 엄마가 밤에 잠을 못 자고

숨쉬기조차 어려워하더라.

그러다니 나한테 자기가 잠들면

자고 있는지 와서 확인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더라.

밤새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하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는데

딸이 한 말 때문에 힘들다고 하더라.

아빠가 부탁하고 싶은 건

엄마가 힘들어할 때 위로해 주고

마음을 좀 챙겨주라."

그렇다. 

나르 엄마의 후버링은

내 감정을 조정하려 했고

나르 아빠의 후버링은

약한 나를 청소기처럼 끌어당겼다.

나르 부모 밑에서 

25년을 학습한 나로서

아빠의 부탁을 거절하기란

참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제 더는 감정적 노예로

호구로 살고 싶지 않다.

'나'라는 한 인간으로서

존재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으며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충분한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자꾸만 모든 잘못이

결국 나에게 돌아오고

모든 비난과 비판을

나 홀로 감수해야 했다.

그것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쭈욱...

정서적 결핍의 결과로

코디펜던트(돌봄중독) 성향을 획득했다.

나르 부모의 정서적 돌봄 역할을 해야만

가정이 유지될 수 있다는

불안한 감정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기에...

그러나 마흔이 되면서

이 텅 빈 마음을 채워야만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줄 수 있기에

아프지만 눈물을 참아가며 

치료하고 있다.

훈련하고 있다.

이를 악물고 아빠에게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아빠, 

나 이제는 그렇게 못할 거 같아. 아니 못해.

아빠도 말했지만 내가 그동안 

아빠가 남편으로 해야 할 역할들을

어린 내가 했었자나.

근데 지금부터는 아니야.

이제부터 아빠가 해.

엄마를 책임져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아빠니까.

못하는 건 못한다고 말할 거야.

건강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거든.

난 내 아이들을 위해서 건강해져야 돼.

내가 아빠를 도와줄 여유가 있어도

이젠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그건 아빠 역할이 맞으니까." 

이렇게 매정하게(?) 말해놓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내가 너무 차가웠나?

 그래도 내가 딸인데...'

감정적으로 끊어내기가 참 어렵다.

그래도

해야만 한다.

난, 두 아이의 '엄마'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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