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없는 관계

거리의 선

by 은조

사회생활을 하며 불편한 사람과 있을 때 말을 하지 않은 것과 같이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에 끼지 않는 것도 능력이면 능력이라던 남편..


그 말을 듣고 나니 이상하게 위안이 됐다. 사실 그건 나의 타고난 내성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싫은 상황과 싫은 사람에게 향한 은근한 복수이기도 하기에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나는 정말 싫으면 얼굴에서 나타나는 표정과 몸짓이 감춰지지 않는다. 그러니 입이라도 다무는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는데....


다행이든 뭐든 이런 태도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절대 어느 부분에서도 도움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음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더 문제는 싫거나 불편한 사람, 좋거나 친한 사람과 있을 때랑 극과 극으로 확연하게 차이 나니.... 바보가 아닌 이상 상대방도 내 감정을 느낄 것이고 그럼 당연히 나만큼이나 나를 좋아하지 않겠지- 그것이 당연한 거지-


사람 마음이라는 게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니.... 뭐

근데,, 본인들도 친한 사람들끼리, 그래 그놈의 끼리끼리

모여 나누고 뒤에서 소통하는 것에 나는 질려버렸다.


처음엔 그 끼리에 좀 끼고 싶었고 그래서 끼고자 좀 애썼는데 그럴수록 점점 상대방 감정 속 노예가 되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니 더럽고 치사하고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온 머리에 가득 찬 순간 때려치웠다.


그렇게 바로 선을 두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왜 적절한 거리의 선이 있을 때 관계가 더 아름답다는 것인지 빠르게 알게 되었다 일단 가장 좋은 건 거리를 두니 상대방에게 애쓰지 않게 되고 그러니 바라지도 않고 소통하려 하지 않으니 마음이 급해지지 않게 된 것!


나를 싫어하든 말던? 이상하다고 생각하든 말던? 일 못한다고 생각하든 말던? 정말 못해먹게 못살게 굴고 기분 더럽게 만들어대면 그만두면 된다! 이렇게 마음의 길을 잡고 나니 속이 얼마나 시원한지- 후후후 아


너무 전전긍긍 애썼던 나 자신이 안쓰러울 뿐이다.

뭐 여기 아니면 일할 곳 없는 것도 아닐뿐더러 없다 하더라도 이렇게 난리 바가지 한통속에서 버티다가는 어렵게 다시 끌어올려놓은 내 자존감과 행복감이 또다시 바닥으로 추락할 것만 같으니, 다신 그런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 절대


너네들은 그렇게 해라~ 나는 아무런 너네한테 감정 미련 없다.

그냥 돈 벌러 나간 것뿐이고 내 능력 키우러 나간 것뿐이고

말 섞고 싶어서가 아니라 모르니까 물어보는 거뿐이고 기분 더럽고 짜증 나도 가만히 있는 이유는 말 섞고 싶지도 않고 말해봤지 아무런 영양가 없고 아무 소용없으니 하지 않을 뿐이다.


거리를 두니 마음이 이렇게나 평온해졌다. 계속해서 불편하게 지낼 것이다. 아무런 기대와 조금의 미련조차 생기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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