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하지 않으려고

by 은조

음,, 조금 재미는 없는 거 같긴 한데 역시나 아무런 기대가 없으니 실망도 없고 밖으로 향해 마음을 열지 않고 혼자만의 길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하고 마음을 열기로 다짐했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아닌가?! 본질을 알면서도 의지하려 드니 나의 힘듦을 숨기게 되고 내색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스스로를 너무 지치게 만들어가고 있던 것이다.


그 후유증으로 어느 순간 주기적으로 찾아온 우울감과 무기력

동시에 내 마음을 감싸는 시기가 찾아온다는 것을 세네 번 정도 겪고 나서야 정확히 알게 되었다. 이렇게 무뎌서야-


지금이 또 그런 때.

일을 하고 지칠 대로 지쳐 돌아온 것도 맞지만 그보단 위에 따른 감정이 내 머리를 지배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고 싶지 않게 만들어댄다.


그나마 내 손길이 꼭 가야만 하는 나의 자식들이 곁에 있기에

겨우겨우 억지로 버티며 몸을 움직여본다. 저녁밥을 차리고 다시 치우고, 내일로 미루고 싶지만 하루만 하지 않아도 쌓이는 빨래를 개고 옷장에 정리하고, 너무 하기 싫지만 눈에 거슬리는 청소기까지 돌린다.


원래 같으면 깨끗해진 집을 보며 산뜻함과 만족감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데... 그런 감정 따윈 올라오지 않는다.


머릿속엔 온통 눕고 싶다는 생각과 눕고 싶다는 강한 욕구뿐.

다른 생각이 떠오를 때면 하고 싶지 않아 필사적으로 지워버린데. 그렇게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발버둥 쳐댄다.


나도 힘든데, 꾸역꾸역 버티고 참고 또 참는 건데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당연하듯 여기며 계속해서 바라고 있다는 걸 느껴야 할 때, 그걸 알면서 버텨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나도 힘들다. 힘들다고 말하고 싶다.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다른 모든 것들을 신경 쓰지 않기로, 의지하지 않기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두루두루 사는 사회인걸, 재미는 좀 없을지언정 내가 감당하지 버겁지 않을 수 있도록-


피해도 주지 않고 피해도 받지 않는 의식하지 않는 관계.

한발 다가오지도, 멀어지지도 말며 딱 그 자리 지키며 유지하는 그런 사이. 의지하지 말며 각자짐은 각자가 지고 사는 관계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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