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않길 바랐지만 내 아들인걸 어쩌겠나.
그래도 걱정 많고 욕심 많은 엄마대신 걱정 안 하고 살고자 노력하며 주어진 일에 기꺼이 잘 감당하는 아빠를 닮았으면 좋았을걸.. 속상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낀 아침이었다.
내가 씻는 사이 자고 있는 아빠 옆에 누워 충전기에 연결되어 있는 엄마 핸드폰으로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하던 아들의 결과물은 쳇지피티였고 그 친구에게 고민 상담을 했다.
수행평가가 있는 건 알았지만 오늘인지 몰랐던 엄마는 아들의 고민을 듣고 오늘인지 알게 되었다.
걸리지 않고 2분 동안 하는 줄넘기 수행평가.
학교에서 듣는 순간 아들 머릿속은 대지진이 일어났던 것.
집에 와서 온갖 걱정을 내뿜으며 표현해 대던 아들.
아들의 걱정은 너무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서 솟아나는 것이라는 걸, 하필 이 마음을 닮아 매일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때론 버거운 길을 걷고 있구나 생각 들었다
얼마 전엔 학교에서 발야구가 있는 날, 아침에 눈을 뜨며 잘할 수 있을까? 라며 벌떡 일어나는 것이다. 순간 잠꼬대를 하는 건가? 생각하는데 눈을 뜬 채 나를 바라보고 있던 아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눈이 떠지자마자 그런 이야기가 나오다니. 잠들기 전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지금 이 아이머릿속에 한가득 자리 잡은 걱정의 두려움 마음.
아들은 꼭 잘하지 않아도 된다는 나의 말에도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는 걸 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제일 잘 공감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내가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니-
지금도 나는 스스로가 좀 자신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 들면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며 기회가 주어져도 실수할까 봐, 틀릴까 봐 직접 해보기를 망설인다. 처음부턴 절대 잘할 수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그만큼 가볍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학교 수행평가, 줄넘기를 잘하고 싶은 아들은 쳇 gpt한테
줄넘기 잘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물었고-
직장에서 잘 해내고 싶은 엄마는 쳇 gpt한테
실수하면 어떡하지?라고 물었다.
그 안에는 모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린 매번 감당해야 하는 간절한 마음 덕분에 단번에는 아닐지언정 분명히 그 일에 적응하고 깨우치며 성장해 나가고 있을 것이다.
저녁에 만난 아들. 역시나 줄넘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몇 번 걸렸는지 맞춰보라며 웃음 머금으며 입꼬리가 올라가는
얼굴을 보니 걱정했던 만큼 잘 낸 것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매일밤, 그리고 눈을 떠는 아침. 머릿속 걱정 덩어리들이 떠오르는데 스스로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고 용기를 부어준다.
엄마, 나 잘할 수 있을까? 묻는 아들에게 매일 하는 말이 있다.
잘하지 않아도 돼. 하면서 배우는 거야. 디치지 말고 그 순간 즐겁게 느끼면서 해봐. 아마 그 말들은 나 스스로가 듣고 싶으며 스스로에게 필요한 말.
그러니 계속해서 말해주어야지.
꼭 잘하지 않아도 괜찮고, 이미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고-
나 스스로에게도 나와 같은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