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워진 이불 사이로 들어오는 차디찬 새벽 공기를 필사적으로 막아보겠다고 빈틈없이 온몸을 감싸고 또 감싸며 애써보지만 어쩐지 발가락은 더 시린듯하고 분명 맞춰둔 알람이 아직 울리기 전이지만 정신은 몽롱히 새벽을 깨우고 있다.
아직 깜깜한 창 너머를 보며 부디 일어나야 하는 시간까지 많이 남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어보지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야속하게도 때마침 정확히 알람이 울린다.
정신은 이미 깨어있지만 몸은 꼼짝하기 싫다.
그래, 10분간의 시간 여유를 준 뒤 최대한 이불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꼼지락 거림과 포근함에 밀착해 있다 정확히 10분의 시간이 지나면 미련 없이 일어난다.
여기서 포인트는! 미.련.없.이-
이불을 걷는 그 순간 찬바람이 온몸을 싹~ 훑고 들어오는데.... 기분이 그리 좋진 않지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하는 에너지 바람도 함께 몰고 오는 것도 분명하다.
그 후부턴 쏜살같은 1시간이 흘러간다. 씻고 밥 차리고 다 같이 둘러앉아 먹고 치우고 출근준비 후 어느샌가 길거리를 걷고 있는 나의 모습-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걸어서 출근하는 나의 아침은 여러 가지 생각 속에 잠겨있다. 그날 맡은 위치에서 잘,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안되면 빠꾸! 스스로 건 최면결론에 다다르면 도착해 있는 직장-
과연?! 그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위기들을 겪는 상황들이 있는데
아직 경험도가 적은 나로선 그런 경험치가 순간들에 있어서 감당하기가 참으로 애매하고 버거운 게 사실이다.
내가 이런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제삼자의 입장에 서서 관찰자 시점으로 지켜만 보는 사람이 있고 다가와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며 알려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런 위기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니 알게 되었다.
하루에 꼭 한 번만 위기에 빠지라는 법도 없고 꼭 한 명의 도움만 필요하다는 법도 없는데... 정말 상황에 맞게 위기 순간마다선뜻 다가오며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의 선의가 그렇게 마음 깊이 감사하고 마음속 따스히 스며들 수 없다.
그러니 관찰자처럼 바라만 보는 그런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사람이 정을 줄 수 있을까? 아니, 절대 주지 못하겠지. 아마도 가슴 시리도록 얼음장처럼 얼어붙도록 만드는 상대방의 태도가 바뀌긴 전까지는-
그래도 찬 바람을 뚫고 일어나 하루의 빠꾸, 노빠꾸를 고민하며 출근하고 그 안에서 식은땀을 몇 번이나 흘리며 때론 자괴감과 상실감에 못난 스스로를 자책하며 울컥하는 하루를 겪고 맞이할 때가 더 많은 현실이지만, 그럴 때마다 소소하게 옆에서 그 순간을 보다 더 유연하게 넘길 수 있고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이 상황 또한 참으로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멋있는 엄마가, 잘 나가 보이는 엄마가 되고 싶으나 나는 그럴 수 없고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아침마다 혹여나 출근시간에 늦을까, 늦으면 혼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오늘은 어디 포지션에서 일을 하고 누구랑 같이 일하냐며 걱정하는 아이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에고
처음부터 이런 건 아니었다. 나도 근사한 척 잘하는 척, 한 자리하는 척, 그놈의 척, 해봤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가장 투명한우리 사이이기에 감춘다고 감춰지지도 않아 척은 그만두기로 했다.
그냥 우리는 우리답게 나는 나답게, 사회적으로 멋지고 한 자리는 근사한 엄마는 아닐지라도 아이들 머릿속에, 아이들 가슴속에 적어도 성실하며 속임 없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생에서 따스함을 받고 나누는 엄마로 기억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게 가장 솔직한 나다운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