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버릇
오늘 밤도 혼자 눈물을 훌쩍이는 3학년이 된 우리 집 언니
감정이 막 시도 때도 없이 흔들리고 요동치고 그러는 게...
혹시...... 춘기.... 그 녀석이 문을 두드리려고 하는 거니??!!!
요즘 엄마, 아빠한테 말투로 상당히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비교적 높은 행복지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집 딸아이. 그런 아이도 역시나 지적질엔 질색팔색-
그럼 말을 바르게, 듣기 좋게, 생각하고 뱉으면 되지 않니??!!라고 훈계를 하지만 속으론 뜨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긴 하다. 딸아이 입으로 뱉곤 있지만 나오는 단어와 말투들이 내
말투 더하기 남편 말투가 아닐 수 없으니 말이다.
그렇지... 매일 듣는 대로 나오겠지 그 말들이 다 어디서 나가겠는가... 다만 강하다면 강한 단어들이 다듬어졌는가, 아닌가에 차이 일 뿐이겠지. 단지 가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거친 언어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딸아이의 말이 귀에 거슬릴 뿐이겠지....
그런 언행들이 혹여나 밖에서 이어질까 툭! 하고 튀어나갈까 하는 노파심에 더욱 단호하고 호되게 아이에게 그런 말들은 안 된다는 거라고 인식시켜 주는 것인데 깊이 이해하기 힘든
딸아이는 그저 속상하겠지-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것!
너를 위한 엄마 아빠의 행동이라는 것을 말해 주었으나 마음으로 다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엄마, 아빠를 그렇게 해야만 한단다. 너를 누구보다 사랑하니 말이다.
잠들기 전, 딸아이는 본인 방에 누워 자는 듯 고요히 있다 오빠가 잠이 든 듯 조용해지면 꼭 다시 내가 누워있는 안방으로 건너와 그날의 감정에 따라 베실베실 웃거나, 쭈뼛쭈뼛 몸을 꼬며 걸어와 내 옆에 슬그머니 제대로 각 잡아 눕는다.
그러곤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길 바라는 간절하고도 아련한 눈빛으로 나에게 빛을 쏘며 바라보고 있는데......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그러곤 소곤소곤 둘이 이야기를 끝내고 웃으며 돌아가는 저녁밤은 딸아이의 감정이 쉽게 쉽게 풀리는 날.
자기 직전 오빠에게 감정이 상했거나 둘이 싸워 나에게 혼난 상태 거나 말투로 혼났거나 본인 감정이 돌이키기 힘든 상황일 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카톡으로 나에게 문자를 보낸다.
처음엔 와서 이야기해!라고 했지만 카톡이 꼭 나쁘지만 않았던 지점이 아직 맞춤법에 서툰 아이와 문자로 주고받다 보니 틀린 글자를 바로바로 알려 줄 수 있고 고쳐 써주다 보니 다시 고쳐서 따라 쓰는 것을 봤을 때였다.
그다음부턴 같은 글씨는 안 틀리는 걸 보고 저녁엔 그런 방식으로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고 글로 쓰다 보니 서로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감정을 정리하며 필요한 소통만 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장점을 발견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그러다가도 본인이 답답하거나 기분이 싹~ 풀리면 방으로 달려오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풀리지 않는 날이면 홀로 방에서 잠들기 직전까지 훌쩍이는 것이다. 마음 아리게-
오늘 밤은 엄마 아빠가 자신이 3학년이 되니 더 이상 사랑하지 않고 차갑게 대한다며 눈물을 흘리는 딸아이.
그 말을 들은 우리 부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에 황당하면서 귀여울 뿐이지만 진지한 아이에게 마냥 웃으며 대할 순 없으니 아니임을 증명하고 마음을 보여줘야 했다. 진심을.
왜 그렇게 느낄까 생각하다 보니 최근 말투로 인한 많은 지적질을 당한 상황들이 쭉 떠오르게 되었던 것.
사실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똑같이 아닌 건 아니라고 했을 테지만 약간 이야기를 할 때 강하게 몰아쳤나? 방식이 잘못되었나? 생각이 들긴 했다.
또, 그 후엔 사랑으로 채우고 끝냈어야 했는데 사랑한다고
사랑해서 너를 위함이었다고 진심을 전달했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혼내기만 하고 끝냈던 그 상황이 후회됐다.
저녁에 홀로 흘리는 그 눈물은 서글픔을 담은 불안이다.
물론 딸아이와 어린 내가 흘리던 눈물의 결은 다르겠지만 혼자인 것만 같은 외로움 그에 따른 서글픔 나를 떠날 것만 같은 슬픔 나도 흘렸던 그 눈물.
그렇기에 딸아이의 훌쩍이는 소리엔 가만히 있지 못한다.
당장 달래줘야 한다. 당장 가야 한다. 엄마가 여기 있다고-
그때의 내가 보이는 것만 같아서.
모두가 내 편이 아닌 거 같고 그 집에서 혼자만 외톨이처럼 동 떨어져 있었다.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그럴 수 없는 현실.
그 속, 유일한 내편 의지할 곳인 엄마. 당장이라도 뺏길 거 같고 뺏긴 거 같은 두려움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 울어야 지쳐서라도 잠들 수 있던 밤. 울어야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훌쩍이는 소리 나면 바로 딸아이 방으로 간다. 나를 보면 더 서럽게 소리를 내며 우는 아이. 그 눈물엔 뭐가 들어 있을까,,
손으로 흘러내리는 것들을 닦으며 생각한다.
서글픔이니, 불안함이니.
외로워하지 마. 결코 넌 혼자가 아니야.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고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없어 나는 결국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