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by MH



아무 걱정도 없이

쓸쓸한 방에 누워

피로한 눈을 감기 위하여

반가운 어둠과 마주하려 하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과연 이 삶을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밤이옵니다.


근심으로 가득한 밤에

어둠은 우주로 통하고,

그 길목마다 야문 억새풀 하나,

찬란히 뿌려져 있사옵니다.


사실, 걱정은 무수히 많사옵니다—

조국,

가족,

생업,

인연,

관계,

결혼,

미래,

노화,

지병,

죽음,

죽음,

그리고… 죽음.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마지막엔

황량한 죽음만이 맴돕니다.


관념 속에 박혀 있던 말들이

세상 밖으로 외쳐지면

불우한 사랑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아

몇 번이고 외쳐보았사오나—

변하지 않는 죽음만이

내 곁에 상흔으로 남아


오늘도,

내일도,

참회의 글을

써 내려가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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