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산을...달린다구요??

트레일러닝에 도전하다

by 엄영재

러닝에 입문한 지 1년 하고 8개월이 지나던 시점

러닝과 헬스를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하는 운동을

유지하고 있었다.


근력운동을 하는 날에도 트레드밀을 5km는 달렸

고 주말에는 크루원 분들과 하프런을 즐겨달리다

보니 한 달에 300km는 달리는 러너가

되어있었다.

22년 3월의 운동기록 누적거리 325km

저 때까지만 해도 러닝을 즐길 뿐, 훈련이라는 개념

은 전혀 없던 시절이었다.

울산태화강마라톤 대회 이후 소위말하는 대회뽕이

너무나 그리웠으나 코로나 시국이라 대회는 많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강원도 정선에서 트레일 러닝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무려 1박 2일의 일정으로

대회를 신청하게 된다.




호기롭게 신청은 했지만, 한편으로 겁이 덜컥 났다.

산을 달린다고? 등산도 안 해본 내가 산을 달릴 수

있을까?

대회가 두 달 정도 남은 시점.. 특유의 걱정 많은

성격이 발동되어 급하게 트레일러닝 훈련을

시작한다.

4월부터 대회가 있는 6월까지 무려 여덟 번의

트레일 러닝 훈련을 강행한다.

(입상이 목표도 아닌데 이때는 왜 그리 열심히 했는

지 모르겠다. 심지어 정선에 원정 사전답사까지

다녀오는 쓸데없는 짓까지 해버렸다.. 훗)

오르막은 걷거나 느리게 달리고, 내리막은 지그

재그로 달려 내려오 늘 훈련을 했고, 조금씩 나오는

평지에서는 로드처럼 달리는 요령도 습득했다.


훈련뿐만이 아니라 장비도 열심히 구매했다. 트런바지, 스틱, 베스트조끼, 트런화, 장갑, 물통, 구급키트, 호루라기까지... 와이프님 한테는

일상복 산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풀셋장비를 맞춰

버렸다.


드디어 대회당일..

대회장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고, 난 분위기에

취해 또다시 오버페이스를 하며 신나게 달리고

대차게 넘어졌다

넘어질 당시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아프지 않았고.. 진짜 진짜 부끄러워서 벌떡 일어났다.

sticker sticker




두 달간 벼락치기 훈련의 성과인지 모르지만

난 20km 트레일러닝 코스를 2시간 27분에

달렸다.

훈련 때보다는 훨씬 빠른 페이스로 달렸기에

난 이 기록에 매우 만족했다.


이렇게 첫 트런대회를 무사히 마쳤고..

이후 난 두 번 다시 트레일러닝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1박 2일간의 여정과, 훈련과정, 그리고 대회장의 느낌까지 모든 게 좋았지만 딱 한 가지 나와 맞지 안

는 게 있었다.


우습게도 그 이유는 기록 기준이다.

일반 마라톤 대회는 서브 4, 싱글, 서브 3 등등 대회코스가 다르더라도 명확한 기준이 있다.

하지만 트레일러닝 대회는 대회코스마다 특색이

있기에 일반화된 기록지표가 없었고 무슨 일이든지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나는 더 이상 트레일러닝에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자연경관을 즐기고, 기록욕심 없이 높은 고도를 즐기며 달리는 분들에게 트레일러닝은 매우

매력적인 대회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다..

(물론, 트레일러닝에 기록욕심이 더해지면 어마어

만한 훈련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날 이후 난.. 마라톤대회 풀코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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