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빚이 9000만 원입니다.

나를 되돌아보더 -5편: 자신과 마주 해봤어?-

by letterandheal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명언


이봐, 해봤어!

이 말은 대한민국에서 2024년 12월 16일 현재까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언입니다. 시도조차 하지 않고 불가능을 단정 짓는 태도를 경계하며,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같은 시간을 쓰면서 누군가는 대기업의 회장이 되었고, 다른 이는 망상과 거짓 속에 숨어들었습니다. 저 짧은 5자로 이루어진 문장에 이끌려 나 자신과 마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도 다소 엉뚱하지만 두 개의 시선(관점)에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1. 생물정보 분석자의 관점

2. 셀프 관점


생물정보 분석자로의 관점: 도대체 내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를 되돌아보다'의 1편 ~ 4편은 나의 유년 시절을 압축한 글입니다. 흐릿 날 기억들이지만, 분명 저 글들 속에 '자신의 무의식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쓰며 나는 과거의 감정, 상처, 그리고 희망이 단어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어 낸 핵심 조각들이었습니다.


브레인스토밍.png
DALL·E 2024-12-16 12.39.19 - A symbolic image representing childhood poverty and fleeting moments of happiness in Vincent van Gogh's style. The scene shows a small, dimly lit .png
무의식 속의 단어들 by ChatGPT, canva, R script


'가난'과 '행복'이라는 단어는 나의 머릿속에서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난은 유년 시절을 지배했던 현실이었고, 행복은 그 와중에도 찾아오던 짧은 순간의 안식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목욕탕 세신일, 단칸방에서 외상으로 끓여 먹던 라면, 친구들이 나눠준 도시락. 가난한 현실과 그 속에서도 행복을 갈구했던 내가 떠오릅니다.


DALL·E 2024-12-16 12.40.07 - A symbolic image in the style of Vincent van Gogh representing inner turmoil, dreams, and memories. The scene features a young figure sitting alon.png 꿈, 기억, 그리고 말 by ChatGPT


그 이외에도 '말', '꿈', '기억'이라는 단어들이 나의 무의식에 자주 떠오릅니다. 말은 거짓으로 나를 숨기던 내 모습이기도 했고, 상상 속의 세계에서 나를 지키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꿈과 기억은 유년 시절의 버팀목이자, 현실을 벗어나고 싶던 간절함이 녹아 있었습니다.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단번에 천하무적이 되려 했던 망상도, 어쩌면 꿈과 현실 사이에 몸부림치던 나의 또 다른 표현이었을 것입니다.



DALL·E 2024-12-16 12.40.29 - A symbolic image in Vincent van Gogh's style representing self-reflection and hope. The scene shows a person standing at the edge of a calm, refle.png 내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by ChatGPT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내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를 구성하는 이 단어들은 나의 과거를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나의 미래를 향해 가는 나침반과도 같습니다. 가난과 행복, 그 간극 속에서 나는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포기했는지. 이제 나는 더 이상 이 단어들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햇 이 단어들을 마주할 것입니다. '나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니까요.


여기까지가 생물정보를 분석하는 자로서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본 관점이었습니다.



셀프 관점: 도대체 내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담백하게 나 자신과 마주치는 게 무섭다


DALL·E 2024-12-16 12.47.49 - An abstract-style image symbolizing the confrontation of one's inner fears and struggles. The composition features fragmented and swirling shapes .png 내면의 두려움과 자신과의 직면 by ChatGPT


가난은 내 인생의 큰 일부였습니다. 가난 속에서 살아가며 나는 무엇이든 숨기고 싶었습니다. 어머니가 목욕탕에서 세신일을 하신다는 사실, 아버지가 빚보증으로 인해 사라진 후의 혼란, 매일매일 반복되던 굶주림까지. 이런 모든 것들은 내게 상처였고, 나는 그 상처를 숨기기 위해 망상과 거짓이라는 껍질을 두르기 시작했습니다.


가계부를 장만했지만 쓰지 못했다.
숫자를 적는다는 것 자체가 무섭고,
빚의 액수를 아는 것이 두렵다.

내 어린 시절은 힘들었지만, 그 안에는 많은 교훈이 있었다는 것을 나이 46세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원망'만 가득한 자신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어머니는 하루하루를 희생하며 우리의 생존을 위해 일하셨고, 나는 그런 어머니를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마음만 배웠지 실천은 하지 않았습니다. 실천하지 못했고 모든 일에 도망치기에 급급했습니다. 솔직히 무섭습니다. 나의 게으름, 무관심, 무지가 낳은 결과를 확인하는 것에 잰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확! 열어야 하는데... 젊은 시절 객기에 술을 마시면 나왔던 그 만용이 지금 나와야 하는데 말이죠.


머리는 '해야 한다'라고 마음은 '하지 마라' 혹은 거꾸로 인가?


DALL·E 2024-12-16 12.50.13 - An abstract-style image representing inner turmoil and conflicting emotions. The artwork features swirling, fragmented shapes symbolizing confusio.png 내면의 환락과 감정의 갈등


나는 가끔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왜 나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왜 가계부를 열고 숫자를 마주하는 것조차 이토록 두려운가? 머릿속에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끊임없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마음이 그 모든 것을 가로막아 버립니다. 머리로는 '해야 한다'라고 외치지만, 마음은 '하지 마라'라고 애원합니다. 나는 여전히 과거의 나에게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가난과 상처는 내게 '포기하면 편하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 놓았습니다. 내가 도망치듯 살아왔던 이유는, 현실을 직시하고 나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한 번 확인한 숫자, 한 번 인정한 나의 실패는 더 이상 지울 수 없기에, 외면하는 게 차라리 쉽고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나의 무관심과 게으름은 결국 또 다른 빚이 되어 나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무지'가 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기보다는, 알고 있지만 하지 않는 것. 머리는 알고 있습니다. 빚의 액수를 확인하고, 가계부를 정리하고, 하루하루를 계획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과거의 가난이 또다시 반복될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빚이 생기니, 빚이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가을 낙엽이 겹겹이 쌓이는 것처럼 차곡차곡 쌓여간다.


봄의 새싹은 언 땅을 뚫고 나온다!


DALL·E 2024-12-16 12.51.22 - An abstract-style image representing self-discovery and overcoming fear. The composition features a figure stepping into a glowing circle of light.png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발견의 길 by ChatGPT

그러나, 이제 알아야 합니다. 이 두려움을 떨쳐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나는 여전히 이 자리에서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왜 안 보이는지 알고 계신가요? '왜'에 대한 답은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의 게으름과 무관심, 그리고 두려움을 한 장씩 벗겨내지 않으면 돈이라는 빚과 더불어 시간의 흐름의 결과로 오는 늙음이라는 세월의 빚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술에 취해 큰소리치는 객기의 힘이 아니라, 나를 직시하고 한 걸음씩 내딛는 진짜 용기가 필요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첫걸음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가계부를 열어 첫 숫자를 적는 것,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간단하게라고 기록하는 것. 이렇게 작지만 진실된 행동들이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머리와 마음이 함께 움직이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실천해보려 합니다.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결국 나 자신을 마주하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이 글을 통해 두 가지 관점에서 나 자신을 바라본 이유는 명확합니다. 냉철한 시선과 감성적인 시선 모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생물정보 분석자의 관점에서는 나를 구성하는 무의식의 단어들을 탐구하며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습니다. 나의 과거가 만들어낸 '가난', '행복', '말', 그리고 '꿈'이라는 단어들은 나를 움직이게도 하고 멈추게도 하는 힘이었습니다.


반면, 셀프 관점은 감정의 깊은 곳에서 느끼는 나의 두려움과 무기력을 마주하는 시도였습니다. 빚의 숫자를 확인하기조차 두려워 도망쳤던 나, 게으름과 무관심 속에서 현실을 외면하며 살아온 나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두 관점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진정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둘 다 필요합니다.

DALL·E 2024-12-16 13.00.55 - A symbolic image representing self-reflection and the journey from past to present, inspired by Vincent van Gogh's style. The scene features a pat.png

'우리'라 할 수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자신을 직시하라는 것입니다. 냉철한 시선으로 나를 분석하고, 감성적인 시선으로 나의 상처를 어루만질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첫걸음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가계부를 열러 첫 숫자를 적는 것처럼요. 현실과 감정을 함께 마주하며 나아갈 때, 우리는 더 나은 미래로 향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에 머무르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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