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의 시다바리란...
(둘이 한 편 먹은 우리 집 2인조
루루 양, 제제군!)
새벽 4시면 어김없이 기상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열한 짤 우리 집 공주님 포옥 안아주는 게 첫 일과다.
틈틈이 밀대 들고 털뭉치 걸레질에 가구나 애들 용품도 한 번씩 닦아주는 걸 잊지 않는다.
몸이 서너 개쯤은 되어야 조금은 수월할 것 같은 고달픈 인생살이다.
늦잠은 언감생심, 께엑 께엑 울어대는 루루 때문 에라도 기상시간은 칼 같이 지켜햐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잠시만 안 보여도 께에엑. 께에엑 울고 찾아다니니 이쁘고 안쓰러워서 그 소리에 버틸 수가 없을 지경이다.
밤새 곁에 바짝 붙어 자던 코코가 내 눈 뜨는 동시에 새벽시간 같이 일어나 쇼파로
자리를 이동한다.
같은 방향으로 자는 것도 아니고 주로 엇갈리는 방향이거나 아니면 발라당이니 혹여 잠결에라도 코코가 불편할까 싶어 최대한의 주의를 한다.
철창에서 1년 반을 살다 번식장으로 팔릴뻔한 위기에서 구조한 녀석이다 보니
배변이나 식사예절, 산책 등등 모든 것이
빵점이었으나(현재도ng) 미모만큼은
단연 으뜸, 뽀글뽀글한 실버옷을 입고 눈으로 말을 하는 나의 어여쁜 공주님이다.
그다음 순서가 냥님들 안아 쓰담쓰담에
눈곱이며 귀도 닦아주고 치카치카는 기본,
물그릇 갈아주기, 사료 채워주기,
화장실 모래 치워주기 수순이다.
그림같이 깔아놔도 교묘하게 피해 가며 아무 데나 싸 대는 코코만을 위한 배변패드가
네 군데 , 내 작고 소중한 냥님들의 대형 화장실이 세 개, 베란다에도 한 개!
고양이 특성상 워낙 깔끔냥들이라 화장실 더러운 건 절대 용납 못 할 녀석들이다.
혹여나 모래에 먼지라도 일까 싶어
아침, 저녁으로 꼬박꼬박 퍼내고 걸러내고 갈아주는 정성을 버핏, 제제, 그레, 루루야 니들이 알기는 알까 싶구나.
눈 뜨는 동시에 매일 하는 기본적인 절차를 거치는 동안, 그레를 선두로 제제, 루루가 식탁의자에 하나씩 자리를 잡는다.
내 첫 번째 냥님 버핏은 거실 창가 캣타워에 자리를 잡은 채 창밖으로만 시선을 돌리고는 여유자작이다.
급할 거 하나도 없고 매사가 느릿느릿 , 츄르를 먹는 시간이면 고 자리에서 고대로 등만 돌려 위치를 바꾼다.
어여 츄르를 대령하렸다...
먹고 나면 다시 또 등만 돌려 창가 고정!
식탁에 젤 먼저 자리를 잡은 그레는 끽소리도 안 내면서 역시 눈으로만 나를 감시한다.
롱다리 제제는 식탁으로, 냉장고 위로,
주방창문으로 날아다니며 에메랄드 빛 두 눈을 내게 고정, 귀는 솜털이 바짝 곤두 설 정도로 쫑긋 쫑긋...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앉았던 루루는 그레를 견제하며 한 번씩 경계태세를 갖춘다.
제일 막둥이가 두 번째 주자인 제제오빠와
한 편 먹고 겁 없이 하악대는 모습이라니!
꼴통도 이런 꼴통이 없을 정도다.
께에엑 어리광과 더불어 세상물정 모르는
천방지축에 깨발랄 어여쁜 막둥이다.
벅면 코너에 숨어 눈만 반짝반짝 굴리다 그레가 보이면 느딧없이 튀어나와 죽기살기로 강한 펀치를 날린다.
아이구 , 그레 살려...에엑 으에엑...
별 오만가지 소리를 다 내지르며 온갖 비명을
지르거나 말거나 제제까지 합세해 파워풀한 횡포를 일삼는다.
저 높은 곳에서 관람만 하던 버핏이 마지 못해 내려와서야 2:1 일방적으로 당하던 그레가 풀려나는 시점이다.
일상이 느린 버핏도 그런 상황에선 맘이 급한지 숏다리로 총총 날아오는데 순간 번개같이 나타나서 그레에게 평화와 자유를 안겨주는 든든한 큰 오라버니다.
거슬리는 건 절대 못 참아... 중재를 하고
난 후, 제제를 한바탕 잡기 시작하는데 서열 1위의 위엄을 따라 올 자 아무도 없다.
나의 원픽, 든든한 나의 왕자님!
구조당시엔 숨기 바쁘고 귀한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 정도였던 그레는 누가 옆에 스치기만 해도 음메...하고 불러제낀다.
내 손에 잡히는 순간이면 수시로 눈 코 입 닦아야 해 성가셨던지 요리조리 잘도 피해 도망 다니는 그레가 유일하게 먼저 접근하는
시간 때도 간혹 있다.
잠들기 전 누워 있으면 총총총 다가 와 베개에 같이 머리를 맞대고는 쥐어뜯기 시작해 미친년 산발을 하게 만든다.
머리카락 상대로 꾹꾹이를 하는 그레가 좀 더 수월하도록 묶었던 고무줄도 빼 버리고는 아예 머리통을 들이밀어 준다.
그래, 니 맘껏 다 쥐어뜯어라...
고 순간만큼은 손 발, 네 군데 핑크젤리를 주무르든 말든, 애기주먹만 한 지 얼굴을
감싸든 말든 그릉그릉 소리를 내며 무아지경에 빠져버린다.
아이고 세상천지 이리 이쁜 냥님이 어디 또 있으랴 싶은 행복한 순간이다.
사람 오빠들 향한 무한발사 애교는 말해 무엇! 알레르기 검사에서 강아지보다 고양이 알러지가 더 심해 피부병 환자모냥
벌겋게 일어 나 득득 긁어대던 큰 놈도
절대 예외일 수가 없다.
수치가 나무 높다길래 은근슬쩍 기대를 모아 모아 이 기회에 나가 살아야겠다.. 하니
아냐 엄마, 약 먹으면 괜찮겠지...
ㅎㄷㄷㄷ 절대 독립할 맘이 없으신 듯해
그래 , 방문이라도 닫고 냥이들 출입을 차단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그깢 알레르기쯤 어떠하리오, 여전히 코코 받들어 모시고는 둥가둥가 얼르는 것을 바라보자면 장가나 가 지 새끼 안고 저러겠지 하는 미래가 훤히 보이는 듯하다.
버핏은 점잖고 이뻐 안아주고, 제제는 순둥순둥 애교 많고 귀여워 안아주고
그레는 음메~노래 부르며 무한애교로 들이대니 안아주고 ,루루는 께에엑
소리 내며 아는 체 하니 루루 껙? 흉내 내며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는 따땃한 성품이라니.
어느 세월에 알러지 물리치려는지는 에라잇 니가 알아서 하려무나!
가장 연장자에 겁이 많은 코코는 식탁의자에 오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직 소파 위에서 눈으로 내 동선을 쫓아다닌다.
일거수일투족 감시조도 그런 감시조가
없을 지경이다.
올라가긴 하면서 내려오지 못하고 끄억끄억
불러대는 건 몬 경우여.
한 살 반에 구조되어 어느덧 12살에 접어든 나의 꼬꼬, 나의 꼬수니는 이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보물 1호다.
깔아놓은 패드 피해 맨땅에 휘갈겨 싸면 어떠리, 사료 휙 물어다 퉤 뱉어 사방에 뿌려놓은들 어떠리..
고마움과 신뢰감을 가득 담아 내 엄마가 최고야...하듯이 올려다보는 반짝반짝 눈빛을 마주할 때면
내 가장 귀하고 이쁜 공주님인 걸!
집 주변 냥이들 밥자리를 비롯해 대여섯 군데 사료와 물도 챙기고 추위와 더위, 비바람 막을 집도 만들어주다 보면 아이구 내 팔자야, 어쩌다 이 지경일까 싶은 생각이 가끔 들 때도 있다.
내 작은 수고와 정성으로 길바닥 삶을 사는 작고 여리고 가여운 천사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할 수 있다면야...
내 처지와는 쨉도 안되게 고생하는 쉼터나
보호소 분들에 비할까 싶기도 하다.
아무 조건 없이, 댓가도 없이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일을 모르는 사람 빼고는 다 아는 사실이다.
봉사하고 구조하고 임보나 입양 보내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
세상을 구할 수는 없어도 내 품 안에 살포시
들어온 요 녀석들의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어줄 수는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모든 게 충분하다.
나이 들어가며 대가족 시다바리에 고단하고
늘 시간에 쫓겨 내 신세 내가 볶는 격이지만
똑같은 일상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때론 힘에 부쳐 지칠 때도 있으나 누가 시켜하는 거 아니고 내 스스로 하는 일이니
기왕 하는 거 즐거운 마음으로다 넋두리 한번 풀어내고 으쌰으싸,
오늘도 사료 바리바리 싸 들고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