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곧 대답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내 사람이라 생각했던 사람이라 오래 기다렸다.
연락이 늦어도,
약속이 몇 번이고 미뤄져도, 나의 노력만큼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사람이 언젠가 웃으며 올 거라고 믿었다.
혹시 중요한 일이 생겨 마음의 여유를 잃었을까,
혹은 마음이 잠시 멀어진 걸까,
별의별 이유를 만들어가며 기다렸다.
내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그 사람이 나를 더 소중히 여겨줄 거라고 착각했다.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은 끝내 오지 않는다.
그건 그 사람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 길에 나라는 목적지가 없기 때문이다.
냉정하지만,
그 사람의 우선순위에 그 사람의 마음속에 조금도 나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다림이 나를 지치게 할 때
기다림은 애정의 증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끝없는 기다림은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갉아먹는다.
마음속 시계는 쉬지 않고 흐르는데,
그 사람의 시간은 나를 향해 멈춰 있다면,
그건 기다림이 아니라
홀로 서 있는 방치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그 사람이 올 거라는 가능성을 믿는 일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사라졌다면,
기다림도 멈춰야 한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건
배신이 아니라 자기 보호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는
결국 더 맞는 사람이 들어오게 된다.
더 이상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내 하루를, 내 마음을, 내 계절을 버리지 말자.
정말 나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은
길을 잃어도, 멀리 있어도,
끝내 내 앞에 서게 되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