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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Aug 13. 2019

나는 다시 월급봉투를 던지고 싶다

그 날은 어쩌다 특별한 날이 되었나






알람이 울린다. 회사 이름으로 월급이 입금되었고 한 달 동안 보는 숫자 중 가장 큰 액수가 적혀있다. 그러나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월급날이 되면 월급봉투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주로)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던 아빠들은 월급날이 되면 집에 돌아와 안주머니 두둑이 넣어둔 월급봉투를 아내에게 무심한 듯 던졌다고 한다.(나도 본 적은 없다)


                 


보험료에, 대출이자에, 이것저것 나가면 월급은 스치기만 할 뿐


                                        


그 당시 월급봉투를 던지던 아빠들은 요즘 어떤 낙으로 살아갈까?



특별한 날이라 꽃을 사기도 하지만 때론 꽃을 사기 때문에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지기도 한다. 일상에서 의식하거나, 행동에 옮기지 못할 뿐 우리는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월급봉투 대신 스마트폰을 던질 수는 없지 않냐며 하소연할 필요 없다. 씽큐 베이션의 두 번째 책인 <순간의 힘>은 누구나 겪는 인생의 중대사는 물론이요 일상에서 특별하고 행복한 순간을 발견하고, 창조할 수 있는 실마리를 가득 담고 있으니까.




집에도 봄의 신호탄을 울리고 싶었다




연인과 로맨틱한 분위기가 필요한 순간에 눈부신 형광등 대신 초를 켜듯 이 책을 덮을 때 즈음 인생의 어떤 순간에 쉼표를 찍을지, 그리고 그 순간을 어떻게 절정의 순간으로 만들지 알게 될 것이다.



                              


오른쪽이 로맨틱하다고 생각한다면...(중략)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비밀을 알고 있었던 <순간의 힘> 저자 히스 형제는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 결정적 순간의 요소를 '고양, 통찰, 긍지, 교감'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정적 순간들은 이 네 가지 요소 중 적어도 하나를 포함하는데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세 가지 결정적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형제가 책을 내다니, 부모님께서는 얼마나 결정적 순간을 경험하셨을까!

                        




1. 전환점


결혼식, 첫 등교, 첫 출근, 첫 경험 등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결정적 순간을 '전환점'이라고 한다.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만큼 무심하게 흘려보내기도 쉽다. 하지만 이때 보다 가성비 좋게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기 좋은 때는 흔치 않다. 그 순간 자체가 이미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Don't Miss It!



1) 출근 첫날 경험


본문에서 나오는 사례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출근 첫날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회사를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나의 출근 첫 날도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찌 보면 교회에서의 첫 날 보다 못한 듯하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교회를 간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중에서 한 교회 목사님은 <순간의 힘>을 읽으셨던 게 분명하다.



얼떨결에 교수님을 따라 교회에 나간 첫날에 목사님은 '새로운 가족'이 왔다며 모두가 모인 강당에서 나를 일으켜 세우시고 연단으로 나와서 자기소개를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사람들을 각각 소개해주시며, 가까이 사는 지인들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번호 교환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셨다. 이 분은 목사가 아니라 기업의 HR 부서로 가셨어야 했다.




교회 첫날은 내가 프레디 머큐리



    

이처럼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결정적 순간을 우리는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거나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으로 탈바꿈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도 못하고, 그런 걸 본 적도 없으니까.



이해가 안 되면 외우자. '첫'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모든 경험을 우리는 결정적 순간으로 만들 수 있다. (실제 단어와 다를 수 있음 주의) 첫 등교, 첫 입학, 첫 키스, 첫사랑, 첫 1등, 초경, 첫 비행기, 첫 외국, 첫 낚시, 첫 대면, 첫 빡독, 첫 66 챌린지, 첫 신박사님과 의대면, 첫 고작가님과 의대면, 첫 만남, 첫걸음, 처음으로 부모님의 이름을 불러보기(OO 씨), 첫 대출, 첫 보험금 수령, 첫 자가용, 첫 오토바이, 첫 명품, 끝도 없다




생애 첫 경마공원, 일부러 당첨되기 쉬운 베팅으로 위험보상과 각본깨기!(700%벌었다^^)




누군가 당신의 첫 출근을 축하해 준다면 어떨 것 같은가?


누군가 당신의 입학을 축하해 준다면? 당신의 졸업을, 66 챌린지 시작을, 씽큐 베이션 시작을, 은퇴, 첫 방문을 축하해준다면?


이제는 당신이 그 '누군가'가 될 수 있고, 될 차례다.


   


고양이에게도 결정적 순간은 있다 (생애 첫 드라이브)





                                       

2) 전환 의식 : 안동에서의 편지 태우기


꽤나 사적인 이야기다. 연인과 이별을 맞이한 후에 일주일 넘게 힘들었던 적이 거의 없다. 원래 힘들었던 일을 의도치 않게 빠르게 잊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기억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렇다. 그런데 이전 연애는 그렇지 않았다.



관계를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확신이 설 때 이별을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이별을 맞이한 이후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자기 확장) 그 당시 나의 잘못을 깨달았고(자기 통찰), 그 부분은 충분히 내가 변화 가능하며 다시 관계를 이어간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아주 당황스럽게도 없던 미련이 이별한 지 한참 되었을 때 찾아왔다.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을 했지만, 나의 바람처럼 되지는 않았다. 손뼉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혼자 연애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난생처음 이별 후 미련이 생기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이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참 쉽지가 않았다.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순간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마음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살아가야 한다. 때마침 가까운 친구 중 한 녀석이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어서 연락한 지 10분 만에 그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에 본가인 부산에서 자다가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더니 터미널에서 안동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단다. 나는 왠지 모르게 안동을 같이 가야 할 것 같아서, 자다 말고 일어나 터미널로 향했다.



나는 친구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 보자고 제안했다. 각자 안 될 상황을 계속 붙잡고 어려워하지 말고, 마음에 남아 있는 미련을 글로 적어 털어 버리자고.



다음 날 출근임에도 불구하고(나는 아니었지만 ^^) 친구와 나는 한 잔 걸친 후, A4용지에 내키는 대로 모든 것을 써 내려갔다. 5분이면 될 것 같았던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는 새벽 버스로 스키장을 가야 해서 친구가 터미널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안동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 차를 대 놓고 거기서 각자 썼던 편지를 태웠다. 마음속에 있던 미련이 눈 앞에서 타들어 재가 되었다. 그 날은 계기로 친구와 나는 마음이 후련해졌다. 서로의 앞 날을 응원하면서.




잘 가렴



                                        

이별은 누구에게나 다양한 형태로 찾아온다. 바보 같다는 걸 알면서도 과거에 얽매여 지금을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라면 이 전환 의식을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혼자 해도 좋고 함께할 친구와 해도 좋을 듯하다.



(대학교 때, 친구들을 불러 우리 집에서 술을 먹고 학교 운동장 한편에서 캠프파이어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연말이어서 내년에 원하는 소원과 올해 털고 가고 싶은 일들을 색종이에 각각 적어서 서로 보여주지 않고 그 캠프파이어에 태운 적이 있다. 소원은 이루어지고 미련은 사라지라고. 사실 내가 기획했던 순간이었지만 나는 별 감흥 없었는데, 그때 한 누나는 태어나서 이런 걸 처음 해보았고 굉장히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는데 홀가분해졌다며 거듭 고마워하기도 했다)




3) 새해 출발 효과 : 새 해에서 분기별로, 분기에서 매 달로


새 해가 되면 작년의 모든 일은 면죄부를 받는 느낌이다. '새 해'라는 기준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점 투성인 한 해를 보내고도 새롭게 용기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새 해에만 새로고침을 하라는 법이 있나?



대나무가 속이 비어 있지만 그렇게 단단하면서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마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삶에서도 1년에 한 번씩이 아니라 자주자주 마디를 만들어 주면 더 단단히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새 해 효과'에서 착안하여 매 분기마다 목표를 수정하거나, 매 달마다 새로고침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2. 이정표


생일처럼 임의로 만들어져 경계점으로 인식되는 전환점이다. 전환점에 비해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Show me the money'라는 치트키를 통해 풍족한 자원을 계속 얻을 수 있듯이, 삶에서 필요할 때마다 이정표라는 치트키를 써 보자. 인생이 좀 더 쉽고 재밌어질 것이다.



1)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달 이상 꾸준히 운동해보기' 프로젝트


나는 군대 가기 전까지 한 달 이상 헬스장을 다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카투사에 합격하게 되었다. 카투사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훈련소에서 체력장을 통과하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마르고 운동하기 싫었던 나는 목표 달성을 위한 환경설정으로 '최소한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습관 형성에 필요한 기간은 21일부터 70일까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나는 딱 21일 동안은 하늘이 두 쪽나도 매일매일 정해진 양의 운동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내가 이길 수 있도록 게임의 규칙을 조작했다. 아무리 술이 떡이 되어도 할 수 있는 정도로 강도를 설정한 것이다.



                                    

21일 : 팔 굽혀 펴기 10개 X 3세트



                              

절대로 어려운 강도가 아니었다. 때로는 '너무 쉬운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루는 평택에서 술이 떡이 되도록 놀다가 찜질방에서 자야 되는 순간이 있었다. 정신이 헤롱헤롱 한 순간에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목욕탕 라커룸 중에 아무도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10개 3세트'를 했다. 10개가 아니라 20개 3세트였다면 못했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목표는 입대 전에 이미 합격선을 넘는 체력을 갖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 달 이상 운동을 한 번도 성공해보지 못해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있던 나에게 '최소한의 이정표'라는 작은 성공은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




2) 끝까지 가는 66 챌린지를 위한 이정표 만들기

이 글을 쓸 당시에 나는 66 챌린지 11일 차였다.


66 챌린지를 시작하기 전에 워낙 체화하고 싶은 습관이 많았지만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우선순위로 몇 가지만 꼽았다. 66일은 나에게 짧지 않은 기간이기 때문에 이 도전을 끝까지 해내기 위해서 '66일'이라는 시간을 세분화해서 마디로 나누었다. 그리고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리워드를 주기로 했다.



달리기를 할 때도 처음에는 스트레칭부터 해야 하듯이 익숙지 않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강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리워드를 주는 것은 임계점을 넘는 외재적 보상을 스스로에게 주면서, 초기 습관 형성을 돕고 조금이나마 게임처럼 느낄 수 있도록 환경 설정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중간 이정표를 세분화하는 것은 나에게 실제로 큰 도움이 되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영단어는 딱히 외부의 데드라인이나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아서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1단계에서는 매일 20개만 보자는 심정으로 66 챌린지를 시작했다.



한 번은 다른 건 다 했는데 빅 보카를 안 외웠다는 사실을 클럽에 가서야 깨달았다. 친구들에게 '나 66 챌린지 하는 중이고, 잠시만 양해를 구하겠다'며 빅 보카 퀴즈 앱으로 20개를 보고 왔다.



만약 20개가 아니라 40개나 예전처럼 100개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습관은커녕 며칠 가지 못했을 것이다. 가장 어려워하는 행동은 어떤 순간에도 할 수 있는 정도로 세팅을 해 두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이루고 싶은 것이 있지만 쉽지 않다면 이정표를 잘게 쪼개서 강도를 조절해 볼 것을 추천한다.




3) 나를 지탱시키는 멘토의 필요성


멘토는 중요하다. 멘토의 역할을 떠나 멘토와의 만남 자체가 성장을 위한 이정표가 될 수 있고, 본문 멘토쉽에 나오듯 멘토는 이정표를 제시해 줄 수도 있다.



나는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어떤 공동체에 소속되거나 따를만한 멘토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걸 혼자만의 의지로 하거나 스스로 환경설정을 했어야만 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졸꼬를 위한 환경설정이 미흡하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반복되는 실패로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하던 차에 씽큐 베이션에 참가하게 되었고, 66 챌린지에도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



멘토가 있으면 정말 좋은 이유 2가지


나만의 멘토를 만날 수 있는 5가지 방법


                           

인생에서 임계점을 넘겼던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 따를만한 선생님이 계셨다. 그리고 나는 내가 존경하는 분을 멘토로 모셨을 때는 굉장히 생산성 높은 나날들을 보내왔었다. 이번에 신박사님께서 곧 모집할 멘토링에도 꼭 되었으면 좋겠다.




3. 일상


책의 구성과 상관없이 일상 속에서 맛볼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사소한 일상에서도 결정적인 순간들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



1) 감사 표현 : 행복 효율의 최고봉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그 사람을 한 달 동안 행복하게 해 줄 힘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당신이 주말에 엽기떡볶이를 먹고 다음 날까지 늦잠을 잘 때의 행복 보다, 당신이 신차를 뽑았을 때 보다 오래가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 달 넘게 가는 정도의 감사 표현은 '감사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직접 방문하여 그 편지를 읽었을 때'이다. 하지만 우리는 굳이 그 정도의 디테일이 없더라도 감사를 표현하면 받는 사람과 표현하는 사람 모두 'Win-Win'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보다 효율 좋은 행복 전략이 어디 있는가.



내가 66 챌린지로 하고 있는 5분 저널 항목 중에는 '감사한 일'이라는 탭이 있다. 그 탭을 쓰고 있노라면 감사한 사람들이 떠오르고, 그럴 때면 나는 생각난 김에 감사했던 사람에게 짧은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다. 관계도 돈독해지고 감사했던 일을 회상하면서 행복 회로까지 돌아간다.







일전에 우리 집에서 택시 기본요금 거리의 광고회사를 다니는 절친이 집으로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자기는 눈물을 정말 안 흘리는 사람인데, 딱 3개의 광고는 눈물을 못 겠더라'며 광고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남자 둘이서 청승맞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주로 부모님과 관련된 영상이었는데 그중에서 부모님의 이름을 불러보는 영상이 있었다. 부모님은 대개 누군가의 엄마, 아빠라는 관계 속에서 정의된 존재로만 불리고 이름을 불리는 경우가 잘 없다는 것이었다.






                                  

영상을 다 보고 눈물을 닦은 후, 친구에게 우리도 부모님께 이름을 불러보자고 했다. 그리고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이렇게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까지 전했다. 이 과정을 서로 촬영해주면서 추억으로 남겼다.


    


이 자식 때문에 눈퉁이가 밤탱이가 됐다




                                

부모님에게는 어떤 하루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나는 영상을 볼 때는 울었는데, 막상 부모님께 전화하니 나의 예상처럼 감동적으로 흘러가기보다는 엄마 아빠와 갑자기 유쾌한 대화가 시작되어 감동적인 시간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가슴속에 분명 서로 울림이 있었을 거라 믿는다.  




2) 쓸모없는 물건: 꽃, 초, 향기


본문에 소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결정적 순간을 고양시킬 수 있는 방법은 일상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일상을 고양하는 능력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한데, 꽃도 사는 사람만 계속 사고, 향수도 쓰는 사람만 계속 쓴다.





본인의 일상을 특별하게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

대표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각 역시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 꽃이 아니라도 본인에게 설렘을 가져다주는 것을 자주 있는 공간에 둔다던가, 비 오는 날 마음에 드는 향초를 켜 둔다던지, 화장실에 자기가 좋아하는 향의 디퓨저를 둔다던지, 자기가 좋아하는 맛과 향의 차를 마신다던지,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미니 캔들 100개에 쿠팡에서 5,710원이다(feat. 로켓 배송)




                                      

늘 특별한 순간을 찾아 두리번거려라



                                   

3) 질문지 : 사랑에 빠지는 36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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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변화 없이 반복되면 지루하다. 사람이 원래 그렇다.



가장 친한 친구보다 '사랑에 빠지는 36가지 질문'을 45분 동안 나눈 사람에게 더 친밀감을 느낀다는 연구가 본문에 나온다. 새롭고 희망적이다. 인간관계의 깊이가 시간에 절대적으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우리는 언제든 좋은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쌓인 시간이 많다 하여 돈독하거나 서로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우리 부모님은 서로를 그렇게 잘 아시는 것 같지는 않고, 나도 부모님이 어떤 과일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오랜 관계는 물론이고 그래서 권태기가 찾아온 관계 혹은 새로운 관계에도 '차례로 대화 주고받기'는 극적인 효과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사랑에 빠지는 36가지 질문'이 있다. 개인적으로 해본 적이 있다. 두 말하지 않겠다. 꼭 해보시라. 귀찮아할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36가지 질문을 떠먹여 드리겠다. (시간이 많이 걸릴 때는 하루에 한 세트씩 해도 좋다)






< 세트 I >


1. 이 세상의 어떤 사람과도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면, 누구와 같이 먹고 싶나요?


2. 유명해지고 싶나요? 어떤 방법으로요?


3. 전화를 걸기 전에 뭐라고 말할지 연습해본 적이 있나요? 왜죠?


4. 당신에게 “완벽한” 날이란 어떤 날인가요?


5. 가장 최근에 스스로에게 노래를 불러준 게 언제인가요? 다른 이에게 불러준 적은요?


6. 90살까지 살 수 있고 마지막 60년을 서른 살의 마음, 혹은 서른 살의 몸으로 살 수 있다고 해봅시다. 몸과 마음 중 어느 쪽을 택할 건가요?


7. 당신이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떠날지에 대한 당신만의 직감이 있나요?


8. 당신과 상대방에게 있을 것 같은 공통점 세 가지를 말해보세요.


9.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10. 부모님이 당신을 키운 방식 중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떤 걸 바꾸고 싶나요?


11. 4분 동안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가능한 한 자세하게 상대방에게 이야기하세요.


12.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어떤 능력이나 특성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 세트 II >



13. 당신 자신, 혹은 당신의 인생이나 미래 아니면 그 무엇이든 진실을 말해주는 수정 구슬이 있다면, 무엇을 알고 싶나요?


14.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 있나요? 왜 그 일을 하지 않았나요?


15. 지금까지 당신 인생에서 가장 잘 해낸 일은 무엇인가요?


16. 친구 사이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떤 것이죠?


17. 가장 소중한 기억이 뭔가요?


18. 가장 끔찍한 기억은요?


19. 1년 뒤 갑자기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지금 당신의 삶의 방식 중 어떤 걸 바꿀 건가요? 왜 그렇죠?


20. 우정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21. 사랑과 애정은 당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요?


22. 상대방의 장점이라 생각하는 것을 서로 돌아가며 말해봅시다. 모두 5개가 될 때까지요.


23. 당신의 가족은 얼마나 화기애애한가요? 당신은 어린 시절을 다른 사람보다 더 행복하게 보냈다고 생각하나요?


24. 어머니와의 사이가 어떤가요?







< 세트 III >



25. “우리”로 시작하는 진실된 문장 세 가지를 말해보세요. 예를 들어, “우리는 둘 다 … 느끼고 있습니다.” 같은 문장 말이죠.


26. 이 문장을 완성해보세요. “나는 … 를 함께 나눌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27. 상대방과 가까운 친구가 되기 위해 상대방이 나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을 말해보세요.


28. 상대방에 대해 마음에 드는 점을 말해보세요. 아주 솔직해야 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하지 않을 이야기라도 말해야 한다는 뜻이죠.


29. 각자 자신의 삶에서 창피했던 순간을 서로 이야기해 보세요.


30. 가장 최근에 다른 사람 앞에서 울었던 것이 언제인가요? 혼자 운 적은요?


31. 상대방에 대해 벌써 좋아하게 된 것들을 말해보세요.


32. 혹시 농담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33. 오늘 밤 누구와도 연락하지 못한 상태에서 죽게 된다면,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말이 있나요? 왜 아직까지 그 말을 하지 못했나요?


34. 당신의 모든 것이 있는 집이 불에 타고 있습니다. 가족들을 다 구한 후 마지막 한 가지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가지고 나올 건가요?


35. 당신 가족 중에 누구의 죽음을 당신은 가장 슬퍼할 것 같나요? 그 이유는 뭔가요?


36. 당신의 문제를 털어놓고 상대방에게 조언을 구해보세요. 그리고 상대방에게, 내가 그 문제를 어떻게 느끼는 것처럼 보였는지를 생각해보고 말해달라고 하세요.







체인지 그라운드의 추천으로 <순간의 힘>이라는 책이 씽큐 베이션의 선정 도서가 된 것이 나는 굉장히 기쁘다. 나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더 자주,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테니.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결정적 순간들을 얼떨결에 만들고 있었지만, 그런 순간을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과 다양한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 <순간의 힘>을 통해 한 층 더 주도적인 인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에서 어떤 목표를 안고 살아가는지와 상관없이 결정적 순간들을 자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나아가 나와 함께할 사람들에게도 그런 삶을 선물할 수 있겠지.



책 한 권으로 벌써 마음이 넉넉해진 기분이다.




생애 첫 경마장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 설렘을 주는 '캐리커처'를 남겼다!




완벽한 공부법 '믿음' 챕터에서 우리는 신념이 변화에 대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결정적 순간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고 이 책의 팁을 통해 뭉클한 순간들을 더 많이, 더 자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니까.



특히 경제 수준, 노동 강도와 시간에 비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우리나라에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왔음에 감사하다. 히스 형제와 박슬라 옮긴이, 그리고 웅진 지식하우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상술일지언정 빼빼로 데이 같은 날들이 더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그런 날들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또 소망한다.



그럼, 얼마 전 연남동에 꽃집을 오픈한 친구에게 결정적 순간을 선물하러 가볼까?


      




            



< 생 각 거 리 >



- 죽기 전에 떠오를 순간들은 어떤 순간들일까?



-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에서 학교에서의 순간은 없었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아진다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부분에 대한 통찰을 실제 현장에 적용한다면 구성원들이 더 자주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학생들에게는 학교, 직장인들에게는 회사, 은퇴한 부모님들에게는 집)



- 맥도널드처럼 표준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어떻게 각본을 깨뜨릴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회사의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직원과 고객들에게 결정적 순간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광고 제작자는 결정적 순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연습(시뮬레이션)이 필요하고 사전 결정이 필요하다. 성희롱 예방 교육처럼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일 수 있는 대상들을 위한 교육은 이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역할극과 같은 행동 시뮬레이션이 꼭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나 워크숍은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성희롱 예방 교육, 콜센터를 비롯한 감정 노동자 대상의 교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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