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llo Earth Sep 01. 2023

외식 제로 프로젝트1-곰국 끓이기

설렁탕 노래부르는 어린이들아, 질리도록 먹어보자!

벌써 두 번째 곰탕을 끓이고 있다.


설렁탕을 좋아해서 집 앞 한*설렁탕 집을 단골로 드나들던

우리집 가족들.(물론 특별한 이벤트 있을 때만이긴 하지만)


육휴는 아니지만 휴직 3년차를 넘기다보니

원래도 외식을 좋아하진 않지만(배달앱도 써본 적 없다.)

더더욱 집밥을 우선시하게 된다.(물가 상승 무섭다. 망할 정부넘들. 애꿎은 돌아가신 분들 괴롭히지 말고 , 물가나 잡으라고.)


장을 보러 갈 때마다

"헉! 왜 이렇게 비싸졌지?"

만 외쳐대던 나를 늘 놀리곤 하던 남편인데

요즘은 말이 없는 나를 보곤 의아해한다.

비싸든 싸든 일단 쟁여놓는 모습 때문인듯 하다.


해산물도 사서 일단 쟁여놓기.(물론 잘 먹는 해산물만)

고기도 쟁여놓기(그래봐야 일주일치도 안 되지만)

참치도 수산물이니 일단 행사하면 사두기.

에고에고, 하필 쌀도 떨어졌네...

과일은 저렴하지 않더라도 일단 쟁여야 산다.

안 그러면 일 주일 내내 큰 아이에게 시달릴테니.


백희나 그림책 전시를 관람 후 근처 마트에서 장 보고 있는데 한우사골 뼈가 내 레이더망에 잡힌다.

"어, 집에서 곰탕 한 번 끓여볼까?"

내 한 마디에 득달같이 달려드는 세 남정네들.

요래조래 같이 물건을 고르면서 저들끼리 품평에 열을 올린다.(엄청 시끄럽다... 조용히 장 보고 싶다. 정말)

뼈는 비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싸기에 두 팩을 쟁였다.

사골, 우족, 잡뼈...

종류가 많아 멍~해졌지만 일단 사골이 익숙하니 사골로 픽!


마침 미역국 끓일까 싶었던 양지 소고기도 골라두었는데,

내친 김에 전감 우둔살도 하나 픽!


주머니는 가벼워졌는데 차 트렁크는 가득가득 찬다.

물론 어린이들도 아빠도 모두가 즐거운 장보기 시간!


 아이들과 남편이 없는 아침 시간부터 부산히 움직인다.

곰탕이 완성되기까지 장장 이틀이 걸렸다. 하루종일 집에 붙어서 끓이고 식히고 고기 찢고 팩에 담으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물도 많이 필요하고, 후드에 전기렌지까지...

전기료도 비싼데 이 정도 수고에 이 정도 에너지를 들일 바엔 사먹는 게 낫겠다 싶었다.

하지만 10팩이 훌쩍 넘는 사골국물을 냉동실에 얼려놓고 그걸 단 1주일 반 만에 클리어하면서 깨달았다.

그래, 식당에서 감질맛 나는 한 끼 먹느니 집에서 나 한 사람 고생 좀 하고 푸짐하게 열 몇 끼 해결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또래보다 작은 우리집 어린이들은 곰탕을 주기 시작하면서 밥량이 1.5배~2배까지 늘어났다.

마침 작은 아이와 함께 담근(7살 작은 아이는 과도로 무를 깍둑썰고, 재료를 넣고, 버무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깍두기가 있어서 아이들이 더더욱 곰탕을 잘 먹었던 것 같다.


무 2개로 담근 깍두기도 곰탕과 함께 개봉해서 마지막 곰탕과 함께 2주도 채 안 되어 사라지고, 첫 번 째 곰탕을 끓인 지 2주도 채 안 된 오늘, 난 두 번째 사골을 꺼내 끓이고 있다.


아이가 또래보다 작고 말라 고민인 부모님들에게 곰탕을 적극 권하는 바이다.

(마무리가...)

작가의 이전글 돈이 많으면 좋을 것 같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