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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Sep 19. 2023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주권 이야기

주권, 편리함에 묻혀버리다.

초6 큰 아이가 요즘 무슨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 큰 아이 공부를 같이 하다가 버럭 한 이후

큰 아이의 매일 공부는 스스로 하고, 스스로 채점하는 등 오로지 큰 아이의 의지에만 맡기고 있기 때문.

책은 나름 꽤 읽는 아이라서 그런지 문제집 풀주의 공부 조금 덜 하는 거에는 그러려니 넘어가려고 애써보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내 마음도 편해졌고, 큰 아이와의 관계도 무난해졌다.(아들아, 네 미래는 네 몫이야...하핫)


가을 초입, 책 읽기 좋은 계절.

요즘 나의 독서 코드가 재난동화라면, 초6 큰 아이의 독서 코드는 국제 정치다.


자야 할 11시.

분명 자러 갔던 큰 아이가 다시 거실 소파에 드러눕더니 뭔가를 열심히 읽는다.

작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힐끗힐끗 큰 아이가 읽는 책이 뭘까 엿보려해도 뭔지 모르겠다.

뭔진 모르겠지만 꽤 재미있었는지 한 권을 다 읽고 나서야 하품을 하며 자러 가는 큰 아이.


다음 날, 아이가 학교 가고 나서야 소파 위에 널브러진 책을 집어들었다.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주권 이야기'

응? 내가 이런 책을 빌렸던가?

슬그머니 들여다보는데 으응? 꽤. 잼나다.


이 책은 영토 주권으로만 알고 있었던 우리에게 여러 가지 주권의 종류를 사례를 들어 소개하면서, 해당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과, 주권을 상실할 위기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미처 주권이라는 떠올리진 못하더라도

8월 24일 일본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으로 흘려보내기 시작한 사건은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세계적인 주권 침해 이슈다.


주부들은 오염수가 전 세계로 퍼질 것을 우려해서, 생선이나 각종 수산물들을 대량으로 쟁여 냉동실에 넣어두기 시작했고,  방사능 물질이 어떤 식으로 세계 시민에게 영향을 끼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2020년 저작물인지라 미처 최근 방사능 사건까지 담고 있진 않지만, 저자는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도쿄 전력 방사능 유출 사건 이후 수산물 금지조치에 대한 사례를 통해 검역 주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다 읽은 큰 아들과 검역 주권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아이가 묻는다.

"엄마. 어떤 현수막을 보니 국제 해양재판소에 제소하라는데, 왜 제소 안 하는 거야?"

음.... 그건 말이다....

엄마가 묻고 싶은 말인데.

도대체 왜 제소를 안 하는 거지?


그 밖에도 구글로 대변되는 정보 주권 침해 사례, 우리나라를 한참동안 달구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대변되는 소비자 주권 침해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주권 침해 사례를 읽다보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지 않으면, 우리나라 속담대로 '눈 뜨고도 코 베어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긴장하게 된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다양한 주권 침해는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국경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재화와 서비스가 언제든지 온라인으로 넘나들 수 있는 사회로 들어서다보니, 외국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던 개인이나 법인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늘었지만, 다윗과 골리앗,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달까. 국가를 등에 업은 거대 기업을 상대로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청구하기란 너무나도 어렵다.


나의, 우리의, 우리 나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했는데도 두고 볼 수는 없겠지만, 알아야 보인다고, 아이들도 어른들도 이런 사례들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문제 의식을 갖고 있어야 대처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생기지 않을까.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라.

이것이 나와 내 아이가 이 책을 정독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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