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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Oct 30. 2023

7세 아이가 곱셈을 배우는 법

힘 쫙 빼고 육아하기

숫자를 좋아하는 우리집 둘째는 얼마 전 서점에 가서 데리고 온 구구단 책에 푹 빠져 있다.

숫자를 좋아하긴 하지만, 수학을 매일 해야 하는 숙제로 하는 것도 아니고,

구구단을 외우라고 종용받지도 않는다.

오히려 구구단은 그 이치를 먼저 깨닫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엄마인지라 아이에게 굳이 외우게 하지도 않고 따로 계산 방법을 알려주지도 않다.

그래서인지 아이의 곱셈 계산법은 일반적인 교육과정과 달리 답을 내는 과정이 다소 특이하다.


조금 쉬운 구구단 곱셈 덧셈을 통해 스스로 깨친 곱하기 학습지를 스스로 풀면서 습득한 구구단으로 하되,

조금 어려운 두자리 수 곱이 나오면 자신이 아는 곱셈까지 우선 곱한 뒤 나머지 곱셈을 따로 해서 더해주는 방식이다.


2×2=2+2=4

2×4=4+4=8

           :

2×22=(2×20)+(2×2)=44

           :

9×9=(9×3)+(9×3)+(9×3)

          =(27+27)+27=54+27

          =81


이렇게 하면

9×35=(9×30)+(9×3)+(9×2)
            =270+27+18=297+18
            =315

이런 식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곱셈을 묶어서 한 후

덧셈으로 연결해주는 것인데

작은 수 곱셈은 한 두번의 덧셈만으로 해결하지만

큰 수 곱셈은 외워서 하는 곱셈이 아닌지라 아직은 어려운지 두세번 이상 곱셈을 여러 번의 더하기로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몇 번은 나에게 와서 퀴즈 내달라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내는 곱셈은 일반적인 구구단을 지나 19단 20단을 넘어가다보니 아이는 신나하면서도 당황스러운지 "엄마, 잠깐만 기다려주세요!"를 외치며 정신없이 손가락과 입을 움직인다.


이 모든 과정 오로지 '머릿속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인데, 암산으로만 하려니, 곱셈 횟수를 손가락으로 꼽아가며 자신만의 곱셈 방법과 원리를 깨치게 되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어떤 수의 소인수도 이런 과정에서 스스로 터득한 듯 하다.


개월 수도 느리고 뭐든 다 느린 아이인지라, 엄마인 나만 마음이 급해 뭔가에 늘 쫒기듯 또래 아이들 따라가야 한다며, 여유롭게 아이가 스스로 하기를 기다려주지 못했던 첫째와 달리,


아이에게 욕심을 두고 엄마인 내가 먼저 앞서 달려나가기보다는, 육아에 힘을 쫙 빼고, 아이 뒷편에서 아이를 지켜보다 슬그머니  책이든 벽보든 필요한 재료만 어주면 되는 육아 방식으로 전환한 둘째 아이의 경우는, 아이가 학습을 즐거운 놀이처럼 탐색하고 즐길 수 있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나 또한 몸과 마음이 편하니 여유가 생겨서 아이들에게 내는 화도 줄고, 도서관이니 시민대학이니 가서 듣고 싶은 수업 챙겨들으며 나의 교양도 챙길 수 있어 더더욱 좋다.


물론, 지나치게 편한 나머지 선물(?)처럼 붙어가는 내 뱃살은 조금 불편하지만....(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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