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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Jan 18. 2024

스도쿠에 중독되다!

스마트폰 중독보다 더 심각한 스도쿠 중독

요즘 작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큰 아이가 오늘의 공부를 시작하면 나는 홀린 듯이 스도쿠 판을 펼친다.

스도쿠 책과 스도쿠를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보드판

작은 아이가 스도쿠를 하는 걸 옆에서 보드판으로 따라 하기 시작한 게 시발점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중독성이 강하다.


원래 남편과 큰 아이는 스도쿠를 몰라서 나와 작은아이 둘 만이 즐기는 게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 어려웠던 문제를 놓고 밤 11시가 다되도록 둘이 머리를 쥐뜯고 있다가  옆에서 도대체 뭐가 문제냐며 비웃음을 날리는 남편을 끌어앉혔고, 셋이서 끙끙하는 걸 본 큰 아이마저 레이더망에 걸려 강제 참여당하면서 가족 모두의 게임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 날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풀렸던 엄청난 난도의 문제에 질려버렸는지 큰 아이는 내가 스도쿠 책을 펼칠 때마다 혹여라도 강제 참여당할세라 도망다니기는 하지만...


스도쿠는 책에 연필로 풀 수도 있고, 우리처럼 보드판을 이용해서 풀 수도 있다.


보드판에 스도쿠 책에 있는 숫자를 배치해서 숫자 칩을 가지고 풀다보니, 책에 연필로 죽죽 그어가며 푸는 것보다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기는 한다. 하지만, 언제든지 다시 풀 수 있기도 하고, 가족 모두가 같이 참여할 수 있어서 연필을 이용하기보다는 보드판에 숫자칩으로 풀곤 한다.


초반에는 작은 아이가 풀던 어린이 스도쿠 책을 보며 했다.

그전까지는 1-6퍼즐을 풀던 아이가 1-9  퍼즐로 단계가 올라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린이스도쿠 책 대신 보드판 내에 있던 문제지를 이용하게 되었다.

보드판과 같이 들어있던 스도쿠 문제지. 총 44개의 문제가 들어있었는데 작은 아이와 30번까지 풀고는 다른 책으로 넘어갔다.

보드게임 형태로 출시된 스도쿠 보드판은 작년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이었는데, 거진 1년동안 묵혀있다가 이제야 빛을 발하고 있다.


초반엔 어린이스도쿠를 하다가, 보드판 문제지를 이용하며 하루에 3~7개씩의 퍼즐을 풀곤 했는데, 이 마저도 성에 차지 않아 쌓아놓은 포인트로 아예 어른용 스도쿠 책을 구입해버렸다.

큰 아이 숙제 봐주는 사이, 작은 아이가 챌린지 300번에 도전했다. 어려워서 나중엔 아빠까지 붙어서 끙끙하긴 했는데, 다 풀었을 때의 쾌감이란...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멘사 스도쿠라고 해서 난도가 엄청 어렵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다보니, 매일 밤마다 3~7개의 문제를 작은 아이와 같이 풀 한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작은 아이는 내가 아침 내내 씨름한 스도쿠 판을 보면서 흥분해서는 오자마자 달려와 앉곤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줄넘기를 가기 전까지, 그리고 다녀와서 저녁밥을 먹기 전까지, 그리고 저녁밥을 먹고 씻고 나서 자기 전까지 스도쿠만 풀다보면 어느새 밤 11시를 훌쩍 넘기고 마는 것 같다.


한 문제를 푸는데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도 넘게 걸리는데, 다 풀면 뿌듯함과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보니 어른인 나도 어느샌가 중독되어 버리고 말았다.


예전엔, 아이들이 없는 시간엔 스마트폰을 보곤 했는데, 스도쿠를 하다보니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거의 없다. 어차피 방학이라 큰 아이를 늘 끼고 있다보니 눈치보여 스마트폰을 안하기도 하지만, 스도쿠가 있으니 아이 숙제를 채점하기 전까지 기다리는 동안, 머리 회전도 되고 시간도 훨씬 잘 가는 것 같다.


물론 쌓여가는 집안일을 보면 한숨이 나오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보는 엄마보다는 스도쿠 문제 푸는 엄마 모습을 보여주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게임 중독, 스마트폰 중독보다 낫겠거니,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오늘도 나는 스도쿠판을 펼친다.


얘야, 너는 숙제를 하거라.

엄마는 떡, 아니, 스도쿠를 풀고 있으마.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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