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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아들 자랑

by Hello Earth Feb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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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업무로 유난히 치이는 날이 있습니다.

직업상 사람 상대하는 업무가 많은데요. 그래도 진심을 담아 친절하게 대해 드리니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사랑한다는 고백으로 마무리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답니다.(오해는 말아주세요. 같은 여자분이었으니 성희롱이니 뭐니 하는 그런 건 절대 아니었고,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무한반복하시다가 덕분에 행복한 날이 되었다며 해주신 말씀이었으니까요.^^)


저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졌다하니 감사하긴 한데요. 웃으며 돌아서면 또 책상 앞엔 할 일이 수북하네요. 그렇게 점심도 거르면서 일을 하다보니 오늘도 녹초가 됩니다.


시간제 단축근무자인게 천만다행이죠.

집에 와도 4시라 큰 아이는 학원에 가고, 조금 있다가 작은 아이도 학원에 가면 저만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주부의 삶인지라 저녁 때 비어있을 반찬 걱정이 태산입니다. 남들 다 하는 배달앱이 일단 없구요. 점심이 부실하거나 건너뛰는 시기다보니 저녁은 꼬박꼬박 하게 되는데요. 고단한 마음에 쉬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미루고 미뤄둔 우엉 뿌리를 꺼내 다듬기 시작합니다.


우엉조림 해본 분은 아시겠죠. 다듬고 채써는 과정의 지난함이란 겪어본 사람만 알 듯 합니다. 그렇게 썰고 볶고 나니 큰 아이가 오네요. 휴....


오늘은 엄마인 저의 생일입니다.

몸살기인지 몸이 으슬으슬 추운데요.

우엉조림을 열심히 해놨건만 부실한 반찬 때문인지 아이들이 거진 밥만 먹네요. 요즘 입맛이 없는 건지 에미가 만든 반찬들이 맛이 없는 건지... 고민인 요즘,. 새학기가 시작되면 움직임도 많아지고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오겠지 싶기도 하구요...


어찌저찌 대충 밥을 해치우듯 먹고 이틀 전에 큰 아이 혼자서 만들어낸 케이크를 꺼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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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의 최애 케이크.이기도 하구요.

유일하게 만들 수 있는 케이크인데요.

이제는 베테랑이라 시트까지 능숙하게 구워냈네요. 달콤한 라즈베리무스 향이 지친 하루지만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맛은 물론 최고이구요.


옆에 작은 아이가 급하게 만든 케이크도 같이 얹으니 가족들 모두가 엄지척입니다.

이게 행복인가요??


엄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정성껏 만든 케이크와 케이크 그림(이렇게 보니 맥스와 루비의 생일케이크 동화책 보는 느낌이네요^^) 나란히 놓고 보니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을 깨닫게 됩니다.


아침에 가장 먼저 며느리의 생일을 축하해주신 시부모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너그러우신 두 분이 저의 시부모님이신게 얼마나 행복인지도 새삼 깨닫게 되네요.


골골 앓는 마눌님을 위해 설거지와 뒷정리를 떠맡아준 남편님은 말할 필요도 없는 한결같은 내편이구요.


사랑하는 두 아이들이 주는 사랑의 선물까지 더해지니 오늘 하루도 지금의 행복에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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