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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Mar 18. 2022

The worst winter vacation ever

아이는 EBS 초목달로 영어를 배우는 중이다.

먼저 관심갖기를 내내 기다렸지만 결국 아이가 먼저 하겠다는 낭만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아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학원대체 프로그램을 찾다가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이의 동의를 거쳐 시작하고 어제로 꼭 2달을 채웠다.

아직 4달이라는 기간이 남았는데 아이는 생각보다 힘들어했다. 처음엔 자율적으로 20분 수업 한걸로 놔두었더니, 수업내용은 아이 귀에 잠시 들렀다가 바람처럼 금방 다른쪽 귀로 빠져나갔다. 오히려 큰 아이보다 작은 아이가 더 열광하는 바람에 난감하기도 했다. 5살짜리에 비교당하는 11살짜리 아들이라니… 하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조금씩 보였다. 지켜보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처음으로 테스트를 했던 날은 단 한 줄도 스스로 못 읽고 뜻도 이해하지 못했다. 정말이지 20분 수업 동안 틀어놓으면 자동으로 들리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기만 했던 모양이다. 결국 폭풍잔소리와 뚝뚝 떨어지는 아이의 자존감. 그렇게 첫번째 테스트는 절망으로 끝났는데, 두달 째 되는 금요일, 아이에게 테스트를 볼테니 모르는 단어도 다 찾고, 스스로 읽고 뜻을 알 수 있도록 연습시간을 주고 테스트를 해 보았다.


엄마의 폭풍 잔소리가 듣기 싫다던 아이는 준비시간동안 꽤 열심히 사전을 찾으며 연습했나 보았다. 여전히 갈 길은 멀고 기본적인 단어들(have, ask)조차 읽기를 어려워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문장을 더듬더듬 끝까지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왕년에 영어 과외로 용돈 벌이 한 적은 있지만 내 자식은 어렵다더니, 그래도 아이가 생각보다 잘 따라와주고 있어 기특했다. (그래 아직은 그동안의 허비한 세월 따라잡느라 고생하지만 몇 년 후 호주 여행에서 빛을 볼 수 있을거야…)


영어 문장을 읽다보니 spring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아이는 단어를 당연히 몰랐고, 아이를 위해 계절 단어를 하나씩 이야기하다 summer vacaton, winter vacation을 이야기해주니 아이가 말한다.

"이번 겨울 방학은 최악이야 는 어떻게 말해?한자에 수학에 영어에 정말 최악이야!"

 "The worst vacation ever!"


그래 여…여름방학은 숙제 없이 마음껏 놀았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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