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
당근 라테 말고 당근 라페
나의 냉장고에는 흔히 기본 채소라고 하는 아이들이 항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보통 양파, 당근, 오이, 양배추 같은 것들이고 그중 떨어지면 안 되는 채소들은 양배추와 비트다. 소비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구매율이 가장 높고 외에 당근, 양파, 오이들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 1kg씩 구매를 한다. 그런데 가끔 유독 갑자기 꽂히게 되는 채소들이 있다. 자주 먹는 것인데도 그러면 3일도 채 안돼서 장바구니 리스트에 담아야 한다. 파프리카 일 때도 있고 오이일 때도 있다. 요즘엔 당근이 또 유독 맛있어서 아삭아삭 먹다 보니 금세 동이 나 자주 시키게 된다.
보통은 세척당근을 구입하는데 그날은 세척당근이 흙당근보다 꽤 비쌌다. 귀찮지만 흙당근을 구입했고 다음날 흙이 묻어 있는 당근 1kg가 배송되었다. 청소를 하고 배송 온 식재료들을 정리하다가 고생하는 김에 해야겠다 싶어서 손질이 필요한 채소들을 꺼내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쪽파는 씻어서 크게 썰어 밀폐용기에 담고 두부도 꺼내서 밀폐용기에 담아놓는다. 그리고 대망의 당근, 당근 껍질 정리가 귀찮아 항상 세척당근을 시키는 것인데 또 오랜만에 하니까 뭔가 재밌기도 했다. 흐르는 물에 씻어 채칼로 슥슥 껍질을 대강 벗겨내며 ‘당근이 비타민A가 많이 들어있다고 했었나.. 눈에 좋다고 했지’ 하는 잡생각과 함께 손질을 끝내고 쌓여있는 당근을 보다가 왠지 마음이 든든하고 기분이 좋아져 갑자기 요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근 수프를 만들까, 당근 피클을 담글까 고민하다 당근 피클과 비슷한 당근 라페가 생각나 검색을 했다. 마침 채칼로 껍질을 벗기고 있었으니 그대로 당근을 얇게 썰기 시작하며 당근 무아지경에 빠졌다. 당근 라페와 당근 라페를 활용한 샌드위치까지 당근스러운 하루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근 라페
재료
당근 1개, 홀그레인 머스터드 한 큰 술, 올리브 오일 두 큰 술, 레몬즙 한 스푼, 설탕 1/2스푼, 소금 티스푼 1/2, 통후추 약간
How to make
1. 당근을 가늘게 채 썰어준다. 채칼을 사용해도 좋고 칼로 얇게 썰어도 된다.
2. 채 썬 당근에 소금을 티스푼 1/2을 넣고 버무려 5-10분 정도 기다리며 숨을 죽인다.
3. 당근이 절여질 사이 홀그레인 머스터드 1, 올리브 오일 2, 레몬즙 1, 설탕 1/2를 넣고 섞어준다.
4. 절여진 당근에 3을 넣고 후추를 톡톡 뿌려 섞어주면 완성
기호에 따라 새콤한 걸 좋아하면 식초를 약간 넣어도 좋고 바질가루를 톡톡 뿌려도 좋다. 나는 설탕을 더 줄이고 당근을 아주 얇게 썰었다. 당근을 도톰하게 썰면 식감이 더 살아나고 얇게 썰면 더 부드럽다. 한 개를 썰어 만들어도 양이 꽤 나와서 절반을 덜어 고수를 약간 썰어 넣었다. 당근라페는 냉장고에 넣어 차게 숙성시켜서 먹으면 된다. 나는 얇게 썰었기에 3시간 정도 있다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고 하루를 보관하자 맛이 더 깊어졌다.
당근 라페 샌드위치
재료
양상추 약간, 청상추 약간, 루꼴라 약간, 통밀 식빵 2장, 홀그레인 머스터드, 크림치즈
How to make
1. 빵 한쪽에 머스터드를 발라준다.
2. 청상추를 도톰히 깔고 당근 라페를 듬뿍 올리고 양상추, 루꼴라를 올려준다.
3. 크림치즈를 바른 빵을 덮어 이어 랩이나 종이 포일로 잘 고정해준다. 속재료를 듬뿍 넣었기에 고정을 잘 시켜주어야 한다.
4. 예쁘게 잘라주면 완성
샌드위치는 원하는 재료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치아바타를 사용해도 좋고 호밀빵을 사용해도 좋다. 채소 역시 취향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나는 1인 가구라서 채소를 한번 사면 부지런히 소비를 해야 하기에 냉장고에 있는 샌드위치와 어울리는 채소는 다 넣었다. 비건 크림치즈는 한번 구매했더니 아무리 먹어도 줄지가 않아 정말 부지런히 먹고 있다. 활용도가 높은 당근 라페는 빵에도 어울리지만 김밥에도 어울리고 샐러드로 먹어도 좋다. 고수를 섞어 놓은 당근 라페는 반미 샌드위치와 어울릴 것 같아 조만간 반미 바게트를 구입할 예정이다. 당분간은 당근에게 푹 빠져 지낼 것 같다.